미래 영화가 현실로 펼쳐지는 '성남 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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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시스템 '위력'
사고·범죄 실시간 모니터링, 독거노인 응급이송도 '완벽'
사고·범죄 실시간 모니터링, 독거노인 응급이송도 '완벽'
10일 찾은 성남시청 서관 8층의 ‘성남U시티통합센터’. CCTV(폐쇄회로)를 모니터하던 성남경찰서 소속 김구연 경위는 “지난달 판교파출소가 도난 차량을 추적해 회수하고, 성남 성호지구대가 절도범을 현장에서 검거한 것은 모두 성남U시티통합센터의 실시간 모니터링 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센터에는 파견 경찰관 4명과 모니터링 요원 25명이 교대로 근무하며 판교를 중심으로 성남시 일대를 점검한다. 도로와 터널에 설치된 구간검지기(AVI)와 차량검지기(VDS) 총 124대로 차량 이동데이터를 저장한다. 주로 외곽에 설치된 차량번호인식카메라는 번호판과 운전석, 트렁크까지 세 장의 사진을 찍어 30일간 보관한다.
김 경위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범죄 차량만 추적한다”면서도 “판교로 들어선 차량은 어디를 다녔고 광주 용인 송파 의왕 등 어느 방향으로 나갔는지 100% 파악한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영화 같은 현실이 가능한 배경은 판교를 포함한 성남시 전체에 교통CCTV 68대, 불법 주·정차단속CCTV 106대, 신호·과속단속 카메라 14대, 차량번호인식 카메라 38대가 거미줄같이 쳐져 있어서다. 100m 거리에서 사람 얼굴을 인식하는 다목적 방범CCTV 등 센터 내 주민생활지원CCTV 상황실이 관할하는 영상장비만 1416대에 이른다. 범죄, 불법쓰레기 투척, 불법 주정차, 버스전용차로 위반 등을 적발하는 데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센터의 기반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08년 말부터 270㎞의 광케이블망을 설치하는 등 성남시 경기도와 함께 787억원을 들여 구축한 ‘판교U시티(유비쿼터스도시)’다. 성남시는 관련시설을 인수하고 기존 구시가지 방범상황실과 통합시켜 지난해 9월 센터를 출범시켰다.
이 센터가 지난해 분당경찰서와 타 지역 수사기관으로부터 의뢰받은 수사협력 요청 건수는 1100여건이다. 이 중 54건은 자료제공을 통해 해결에 기여했고 8건은 모니터링요원들이 범죄 현장을 적발했다.
주민지원 서비스도 이뤄진다. 고령자가 거주하는 집에 여러 개의 센서와 버튼을 부착, 응급상황 때 대처하는 ‘독거노인 응급안전 돌보미’가 대표적이다. 작년 12월 분당구 주민 한모씨(86)는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응급호출 버튼을 눌러 119구급대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수정·중원·분당구 등에서 2119명이 혜택을 보고 있다.
성남시는 상수관로 누수관리, 수질·대기오염 측정, 화재예방 열화상 감시, 모바일 민원 등 15개 분야에 U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서비스 범위를 행정과 복지, 교육, 문화, 관광, 근로·고용 부문으로 확대하기 위해 국토부에 ‘U시티 도시계획승인’을 제출한 상태다.
이강일 성남시 U서비스팀장은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든 U시티는 판교·동탄신도시 두 곳에 적용됐다”며 “성남의 서비스 범위가 넓고 워낙 정밀해 최근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브라질 등에서 공무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