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에 대한 수입 감축 협의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정유주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란산 원유의 도입 물량 비중이 10% 가량되는 SK이노베이션은 직격탄을 맞았다.

18일 오후 2시 22분 현재 SK이노베이션은 2.52% 내린 15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GS는 5.57% 급등한 5만6900원, S-Oil은 1.30% 오른 11만6500원을 기록 중이다.

엇갈린 주가의 원인으로는 GS와 S-Oil에 비해 SK이노베이션이 이란산 원유 물량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간 도입 물량의 10%를 이란산에 의존하고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란산 원유의 수입 단가는 다른 곳보다 저렴하다"면서 "이란 석유를 다른 곳으로 대체하게 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단가는 작년 11월 배럴당 13달러로 인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대비 3~8달러 낮았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정유주 사이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효과가 계속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손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반사적인 이익 기대로 GS와 S-Oil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개연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과거 리비아 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제유가는 공급 부족 우려에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결국 이란 제재 조치로 인해 유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게 되면 정유주 주가 흐름 자체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우려는 정유주 전체적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재료"라면서 "하지만 이날 주가는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기술적으로 보면 그동안 다른 정유주에 비해 주가 상승이 미미했던 종목을 중심으로 선방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정부는 미국과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 동맹을 감안해 일부 축소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그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이란에서 들여온 원유 물량은 전체 수입량 대비 9.7%(7423만4000배럴)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5위권 수준이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