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年15% 수익 목표…투자할땐 경영권도 인수"
“투자 결정을 내릴 땐 기업을 180도 바꿀 수 있도록 아예 경영권을 인수합니다. 그래야 연 15% 선인 수익률 목표를 맞출 수 있지요.”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 대표(60·사진)는 16일 홍콩에서 개막한 ‘2012 아시아금융포럼(AFF)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진 대표는 삼성전자 사장을 거쳐 노무현정부에서 3년간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고 2006년 토종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를 설립했다. 운용 펀드 규모는 8000억원 정도다.

그는 “정보기술(IT) 업체나 IT 관련 교육업체에만 집중 투자하는 게 원칙”이라며 “기업 지분의 50~90%를 매입하는 게 기본이지만 그 이하를 사더라도 최대 주주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이어 “투자 업체에는 1주일에 한 번 이상 방문해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당 투자 규모는 300억~500억원 선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진 대표는 “중소기업은 두 번 위기를 겪게 마련인데 매출 300억원과 1000억원을 돌파할 때가 그 시기”라며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매물로 나온 업체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 투자 업체에 가서 아웃소싱을 없애도록 했더니 오히려 경비가 줄어든 사례가 있었다”며 “2008년 인수한 한 업체의 경우 당시 매출이 200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650억원을 목표로 할 만큼 성장세”라고 귀띔했다.

진 대표는 “개별 펀드의 운용 기간은 7년 정도인데 수익률 목표를 연 15%로 잡고 있다”며 “5년마다 두 배 수익을 내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스카이레이크는 그동안 일진반도체 코캄 포스코파워 대림오디오 등 국내외 정보통신업체 30여곳에 투자했다. 중소기업이 영입하기 어려운 박사급 인재나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들을 투자 업체에 연결해주기도 한다.

2006년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진 대표는 현실정치에는 뜻이 없다고 했다. 다만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상하이가 지리적으로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가까운데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엔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가 많지만 매출 1조원 안팎의 중견기업 입지는 매우 좁다”며 “대만처럼 중견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콩=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