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저에게는 아직 갈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13일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외환은행 인수 성사 여부와 나의 연임은 큰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금융계에선 김 회장의 이같은 발언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1년간 연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 회장, 김종열 사장, 김정태 행장 등 3인 동반 퇴진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왜 자꾸 3명을 같이 얘기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저로서는 갈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또 회장 연임이 외환은행 인수 성사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꼭 그렇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후계구도에 대해선 아직 변수가 많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김 사장의 거취와 관련, “아직 사표 수리가 안된 상태다. 외환은행 인수가 차질을 빚는다면 복귀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 김승유 회장 본인 관련

-3월 종료되면 연임에 대해서 생각하고 계신가.

▲외환은행 인수가 종료된 다음에 얘기하겠다.

--일부 언론보도에 3월달에 물러난다고 얘기한 적 있나?

▲나는 얘기한 적 없다.

--외환은행 성공 여부가 회장 연임 여부와도 연결이 되나.

▲꼭 그렇진 않다. 어제 하루종일 생각한다고 누구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외환은행 인수가 결정날 때 모든 것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후계구도에 대한 구상이 끝난 건가.

▲아니다. 아직 여러가지 변수가 아직 많다. 승인받느냐 못 받느냐 는 변수는 큰 변수다.

-금융권 일각에선 김승유 김종열 김정태 3인 동반 퇴진 가능성도 나왔다.

▲왜 자꾸 3명을 같이 그렇게 애기하지? 나와는 관계없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사퇴압박이 있었나.없다. 저로서는 갈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당국에 대한 생각은.

▲금융당국의 입장을 이해한다. 작년에 매각 명령 때 굉장히 명쾌하게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결론을 내려줬다.



▨김종열 사장 관련

-김종열 사장 사퇴로 금융위에서 승인할 여지가 넓어졌나.

▲그렇다고 그런 의도로 김 사장이 사퇴한 것은 아니다. 본인의 진정성을 이해해달라. 다른 의도로 보지 말아달라. 본인의 사퇴 의지 액면 그대로 믿어달라.

-김종열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기 직점 가진 지난 11일 면담때 김 사장과 어떠한 얘기를 나눴나.

▲그 때 본인(김 사장)이 의견을 밝혀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그날 갑자기 김 사장이 사퇴를 애기한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김 사장이 생각하고 발언한 것이라고 한다.

--김 사장의 사의를 받아들일 것인가.

▲본인 표현대로 외환은행 인수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여겨 자기가 사퇴를 한 것이기 때문에 저도 외환은행 인수 결과에 따라서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

-외환은행 인수가 안된다면 사표 수리를 받지 않겠다는 것인가.

▲아니다. 그러면 꼼수 쓰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을 받을 것이다. 본인의 뜻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에 대해 인수 승인을 빨리 내달라는 압박용인가.

▲하나금융 인수해달라는 압박도 아니다. 인수작업의 장애로 작용한다면서 본인이 스스로 그렇게 결정한 것이다.

-외환은행 차질을 빚거나 잘 안된다면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해보려고 한다. 외환은행 인수가 안된다면 김종열 사장의 사의의 의미가 없어진다. 관계가 없어지는 것이다.

-김 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 후계구도에서 밀려났다는 의미인가.

▲순수성을 매도하지 말아달라. 하나금융에 대한 매도다. 권력투쟁은 하나은행 문화에서 있을 수 없다.

-신한사태와 비교된다.

▲내부적으로 그런 것은 없다. 이건 분명하게 애기할 수 있다. 있을 수 없다.

-김 사장을 만날 의향은

▲언제든지 만난다. 아직 본인이 의사표명만 한 것일 뿐 사표가 수리가 된 것이 아니다.

-김 사장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은.

▲저도 안타깝다. 김 사장은 1978년 12월에 들어왔다. 36년을 같이 일해오면서 본인의 선택이 굉장히 단도직입적일 때가 많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때론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는 다른 의도로 애기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사람이고 해서 섭섭하게 생각한다.



▨외환은행 인수와 론스타 관련

-2월까지 승인이 안된다면 계약 연장할 것인가.

▲2월까지 안된다면 일단 장애가 있다고 본다.

-만약에 승인이 안됐을 때 론스타가 취할 수 있는 게 있나.

▲있을 것이다.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에 대해선.

▲어제 오늘 애기인가. 2006년에 감사원 감사도 받았다. 론스타가 3번째 시도다. 2005년~2006년부터 문제가 계속 돼 왔고, 감사원 감사도 받았고 검찰 수사도 있었다.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증거가 드러난다고 하지만 워낙 오래된 문제가 되서 2003년 이후 지금까지 근 10년간 나올 의혹은 다 나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