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새 5차례…모두 3자배정, 현대아이티 '이상한 유상증자'
코스닥 기업 현대아이티가 바이오벤처인 씨앤팜 등을 대상으로 나흘 새 유상증자를 다섯 차례나 결의했다. 주가는 감자 후 거래재개와 맞물려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다. 하지만 일반적인 증자와 달리 대부분의 자금이 곧바로 회사에 들어오지 않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아이티는 지난 6일과 9일에 걸쳐 총 다섯 차례의 증자를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모두 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다. 한 건은 10억원 미만의 소액공모, 4건은 1년간 보호예수 조건이 붙은 사모공모다. 총 증자 발행규모는 1092만1902주다. 잠정 발행가격 1050원을 적용하면 총 114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씨앤팜은 5건의 증자 중 3건에 참여, 전체 증자의 56%인 616만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취득이 완료되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씨앤팜은 2001년 최진호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설립한 나노 바이오업체로 항암제 양모제 등을 개발하는 회사다. 씨앤팜 관계자는 “우회상장은 아니고 전략적으로 증자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이티의 다섯 차례 증자 결의 이후 회사에 납입된 자금은 10억원이 안된다. 증자 5건 가운데 조성호 씨 등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9억9900만원 규모의 증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증자 납입일은 3월이다.

일반적인 3자배정 증자 납입일은 이사회 결의 즉시 이뤄지는 것이 관행이다. 현대아이티 관계자는 “투자자 상황이 다 제각각이고 한번에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증자 횟수도 많고 납입일도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

자금이 납입되기 전에 주가가 크게 오른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제 납입 시점에 주당 발행가격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