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복귀한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동안 발목을 잡고 있던 리스크(위험)가 사라졌기 때문에 이제는 회사의 성장성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12일 오후 1시 40분 현재 한컴은 전날보다 800원(5.71%) 상승한 1만4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되기 전보다 57% 이상 뛴 수준이다. 거래는 지난달 8일 9380원을 끝으로 정지됐다가 같은 달 23일부터 재개됐다.

주가는 거래 재개 첫날부터 10% 이상 오르며 1만원을 넘기더니 이후 거듭 신고가를 경신, 전날 장중에는 1만5200원까지 올랐다.

주권매매 정지를 겪으면서 그동안 발목을 잡고 있던 대주주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갑호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전 대주주들이 연이어 검찰 조사에 소환되는 등 회사 측이 제공하는 재무제표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던 부분은 사실"이라며 "검찰 조사를 받았던 대주주 중 하나는 실형을 선고받았고 다른 하나는 무혐의로 밝혀지면서 현재 관련 리스크 요인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한컴은 앞서 이전 경영진 시기(2007년~2009년)에 대주주의 계열사에 50억원을 대여해줬던 사실 등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리스크 요인이 해소된 반면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 역시 본격화될 것"이라며 "모바일과 클라우드 분야에서 강력한 성장 모멘텀(상승동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컴은 모바일과 클라우드 두 부문에서 씽크프리 오피스를 통해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한컴은 이미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를 위해 '씽크프리' 제품을 출시,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씽크프리 클라우딩'은 독일 지멘스에 제공하기로 계약을 체결했고 '씽크프리 모바일'은 삼성전자 등의 단말기에 탑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씽크프리 모바일 오피스는 지난해 매출액은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갤럭시S2(중국향)에 탑재되는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지적재산권이 강화에 따라 앞으로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 오피스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과 호환성 역시 경쟁력이라느 게 김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실적 성장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1.9%와 85.3% 증가한 576억원과 201억원을, 올해는 이 보다 각각 15.0%, 25.8% 늘어난 662억원과 25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가는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일시적인 조정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거래 재개 후 급등하면서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결론적으로는 지금보다 더 높게 평가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회사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PC, 모바일과 클라우드 부문에 걸쳐 가시적인 결과물을 갖추고 있는 회사가 흔치 않다"며 "향후 국내 상장한 소프트웨어 회사 중 관련 대장주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