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2일 유가 급등에 당분간 국내 증시가 방향성 없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란 지도부는 서방의 제재로 원유 수출이 막힐 경우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기로 결정했다"라며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유조선 가운데 3분의 1이 통과하는 원유 수송 요충지라 봉쇄시 세계 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상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인 미국 '국방수권법'에 유럽연합(EU)과 일본은 공조하고 중국은 반대할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현 상황을 보면 당장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보다는 긴장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이지만 세부 요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져 과거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걸프전과 이라크전 사례를 분석한 결과 대체로 하락 국면에서 낙폭이 컸던 업종이 상승 국면에서 더 크게 상승했으며 하락 국면에서는 산업재와 금융관련 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또 유가에 민감한 화학업종의 경우, 수요 증가가 유가의 상승을 이끄는 것이라는 점에서 타업종 대비 수익률이 유의미하게 크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중동 불안이 장기적으로 이어 진다면 유가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이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상쇄시킬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악재를 이겨낼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라 방향성 없는 증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