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홀미팅 열띤 토론…"롬니가 일자리 뺏어" 공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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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 이현우 서강대 정외과 교수
샌토럼, 예상밖 질문에 진땀…실업 등 경제 발언 많아
취재기자만 100명 넘어
샌토럼, 예상밖 질문에 진땀…실업 등 경제 발언 많아
취재기자만 100명 넘어
10일 열린 미국 뉴햄프셔주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현장은 활기에 가득 차 있었다. 이때쯤이면 무릎까지 차는 큰 눈이 내리기는커녕 따뜻한 영상의 날씨 덕도 본 것 같다. 후보들이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타운홀 미팅에는 평균 200여명의 청중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것을 취재하는 기자들만 100명이 넘는다는 것. 130만명이 사는 뉴햄프셔주는 전체 미국 인구의 0.5%에도 미치지 못하고, 오는 8월 말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대의원 2286명 중 뉴햄프셔 대의원은 12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그러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향후 공화당 경선의 향방을 점칠 수 있는 첫 번째 본격적인 선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그래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대한 미국 언론의 관심은 언제나 앞으로 열릴 모든 예비선거에 대한 관심을 합한 것보다 많을 정도다. 후보들은 뉴햄프셔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 전역의 유권자들을 향해 말을 한다고 생각한다. 후보들은 20여분간 연설한 뒤 참석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는데 다분히 카메라를 의식하고 있었다. 이번 선거의 모든 토론에서 중심이 된 것은 재정적자와 실업 등 경제 문제였다. 특히 뉴햄프셔는 소상인들이 많기 때문에 후보들은 이들을 배려한 발언에 무게를 뒀다.
타운홀 미팅이 인상적인 것은 유권자들이 정치인들과 가깝게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 발언자가 결정돼 있지 않고 어떤 질문이 나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어떤 청중은 지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당당히 밝히면서 과감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날 한 대학생은 자신이 마리화나 사용자라고 공개하면서 릭 샌토럼 후보에게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샌토럼을 당황하게 했다. 샌토럼은 “마리화나는 건강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화제를 돌리면서 위기를 넘겼다. 미트 롬니 후보가 타운홀 미팅에서 실업의 고통에 공감한다고 말하자 청중 속에서는 현재 기업가인 롬니가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외치는 돌발상황도 일어났다.
또 롬니가 선거유세를 하는 앞에서 반(反)월스트리트 시위 지지자들이 정치자금에 찌든 기존 정치를 비난하자 롬니는 이들과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론 폴 후보의 지지자들이 다른 후보들의 타운홀 미팅 장소 앞에서 피켓을 들고 폴을 응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지지자들 간의 논쟁이나 몸싸움은 전혀 없었다. 그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피켓을 흔들 뿐이다. 나와 다른 사람의 목소리나 비판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이곳 타운홀 미팅 선거운동의 특징이다.
공화당 예비후보들은 유세 때 흔히 가족을 동반한다. 롬니는 다섯 명의 아들과 손자 등 열 명이 넘는 가족들을 단상에서 일일이 소개하며 화목한 가정의 모습과 가족의 가치를 강조했다. 뉴트 깅리치 후보 부인은 타운홀 미팅 내내 곁에 서서 남편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미국에서도 보편적이다. 롬니와 깅리치 지지집단(Super PAC)이 각각 200만달러 이상을 쏟아부은 상대 비난 광고가 일부 효과는 있었지만 유권자들은 대체로 냉소적이었다. 지난 토요일 열린 공화당 예비후보 토론에서 상업광고 때문에 토론이 몇 차례 중단된 일이나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1분 답변과 30초 반론 등 경직된 토론 운영에는 불만도 많았다.
한 선거전문가는 인종 문제나 30억달러에 달하는 선거자금이 어떻게 조성되고 당선된 이후에는 기부자들에게 어떻게 보답할 것인가 등 후보들이 불편해하는 질문이 모두 빠졌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현우 < 서강대 정외과 교수 >
재미있는 것은 그것을 취재하는 기자들만 100명이 넘는다는 것. 130만명이 사는 뉴햄프셔주는 전체 미국 인구의 0.5%에도 미치지 못하고, 오는 8월 말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대의원 2286명 중 뉴햄프셔 대의원은 12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그러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향후 공화당 경선의 향방을 점칠 수 있는 첫 번째 본격적인 선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그래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대한 미국 언론의 관심은 언제나 앞으로 열릴 모든 예비선거에 대한 관심을 합한 것보다 많을 정도다. 후보들은 뉴햄프셔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 전역의 유권자들을 향해 말을 한다고 생각한다. 후보들은 20여분간 연설한 뒤 참석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는데 다분히 카메라를 의식하고 있었다. 이번 선거의 모든 토론에서 중심이 된 것은 재정적자와 실업 등 경제 문제였다. 특히 뉴햄프셔는 소상인들이 많기 때문에 후보들은 이들을 배려한 발언에 무게를 뒀다.
타운홀 미팅이 인상적인 것은 유권자들이 정치인들과 가깝게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 발언자가 결정돼 있지 않고 어떤 질문이 나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어떤 청중은 지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당당히 밝히면서 과감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날 한 대학생은 자신이 마리화나 사용자라고 공개하면서 릭 샌토럼 후보에게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샌토럼을 당황하게 했다. 샌토럼은 “마리화나는 건강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화제를 돌리면서 위기를 넘겼다. 미트 롬니 후보가 타운홀 미팅에서 실업의 고통에 공감한다고 말하자 청중 속에서는 현재 기업가인 롬니가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외치는 돌발상황도 일어났다.
또 롬니가 선거유세를 하는 앞에서 반(反)월스트리트 시위 지지자들이 정치자금에 찌든 기존 정치를 비난하자 롬니는 이들과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론 폴 후보의 지지자들이 다른 후보들의 타운홀 미팅 장소 앞에서 피켓을 들고 폴을 응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지지자들 간의 논쟁이나 몸싸움은 전혀 없었다. 그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피켓을 흔들 뿐이다. 나와 다른 사람의 목소리나 비판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이곳 타운홀 미팅 선거운동의 특징이다.
공화당 예비후보들은 유세 때 흔히 가족을 동반한다. 롬니는 다섯 명의 아들과 손자 등 열 명이 넘는 가족들을 단상에서 일일이 소개하며 화목한 가정의 모습과 가족의 가치를 강조했다. 뉴트 깅리치 후보 부인은 타운홀 미팅 내내 곁에 서서 남편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미국에서도 보편적이다. 롬니와 깅리치 지지집단(Super PAC)이 각각 200만달러 이상을 쏟아부은 상대 비난 광고가 일부 효과는 있었지만 유권자들은 대체로 냉소적이었다. 지난 토요일 열린 공화당 예비후보 토론에서 상업광고 때문에 토론이 몇 차례 중단된 일이나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1분 답변과 30초 반론 등 경직된 토론 운영에는 불만도 많았다.
한 선거전문가는 인종 문제나 30억달러에 달하는 선거자금이 어떻게 조성되고 당선된 이후에는 기부자들에게 어떻게 보답할 것인가 등 후보들이 불편해하는 질문이 모두 빠졌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현우 < 서강대 정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