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로 한국서 포드 경쟁력 강해질 것"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힘입어 한국에서 포드의 경쟁력이 강해지는 만큼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55·사진)은 9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2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시장은 포드에 중요한 아시아 시장 중 하나”라며 “중형 세단인 퓨전의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이 출시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면 한국에서 판매량이 분명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전 세계 생산량 3위의 거대 기업이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지난해 판매량 4184대로 기업의 위상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미국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포드는 친환경 고성능 엔진인 에코부스트 엔진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다.

포드 회장도 “에코부스트 엔진은 포드의 친환경 기술이 집약된 것”이라며 “앞으로 북미 시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의 90%, 전 세계 모델의 80%에 에코부스트 엔진을 장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현대 쏘나타 등이 포진한 미국의 중형차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퓨전의 성공을 자신하느냐는 질문에 포드 회장은 “제품이 좋은 가치(good value)를 갖고 있으면 소비자들이 찾게 된다”고 말했다.

포드 회장은 또 “에코부스트 엔진은 연비효율이 좋은 게 강점”이라며 “미국도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연비가 자동차 선택의 주요인이 됐기 때문에 퓨전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포드는 코보센터에서 가장 큰 아레나홀에서 최대규모의 신차 발표회를 열며 퓨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행사에는 5000여명의 미디어 관계자들이 모여 들었다. 포드 회장은 “우리는 지옥(금융위기)에서 빠져나왔고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며 “퓨전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3종을 올해 모두 투입해 기선을 제압하겠다”고 말했다. 퓨전은 다음달 한국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빌 포드 회장은 포드자동차의 창업자인 헨리 포드의 증손자다. 프린스턴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으며 1984년 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았다. 1979년 포드사에 입사한 뒤 1981년부터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아 제품개발, 재무 등 여러 분야를 거쳤다.

디트로이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