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09년부터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를 발표하고 있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를 대학이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 협조로 신입 직원들의 역량을 측정해 업계가 요구하는 인재와 대학이 배출하는 인재의 불일치를 해소하자는 의도다.

이 평가는 3년 주기로 분야를 바꿔가며 해당 업계의 기업들이 신입 직원의 전문직무 역량(교육과정과 산업의 연계성, 현장실습 참여율 등)과 일반직무 역량(외국어, 리더십 등)을 평가한다. 각 대학들의 강의계획서, 신입사원과 그 사원이 소속된 부서장 설문조사 등으로 구성된다. 해당 분야 매출액 상위 기업들이 평가에 참가하며, 최근 5년간 그 기업들에 졸업생을 많이 취업시킨 대학과 학과들이 평가 대상이 된다.

3년째를 맞은 지난해 전자반도체, 정보통신,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산업과 관련한 평가는 어땠을까. 33개 대학 74개 학과를 대상으로 진행된 평가에서 전자반도체는 성균관대, 정보통신은 한양대, 컴퓨터 분야는 인하대가 각각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성균관대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2006년부터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개설, 기업 임원과 대학 교수가 함께 커리큘럼을 구성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양대는 학기 중에도 인턴 활동이 가능한 장기 인턴십 프로그램이, 인하대는 ‘하이닉스반도체 모듈 특별 교육과정’과 ‘삼성 정보통신 트랙’ 등 기업 연계 과정이 강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기업들은 “대학의 교육과정이 최신 산업 트렌드를 여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을 매년 공통적으로 내리고 있다. 산업 고도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대학들은 비싼 실습장비나 최신 분야의 전문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일자리가 복지다] 기업 입장서 대학평가 3년…아직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