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 대 民' 금투협회장 선거 6인 각축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자리를 놓고 6명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가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관료 및 금융감독원 출신 3명과 증권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3명이 경쟁을 펼칠 예정이어서 ‘관(官) 대 민(民)’이라는 뚜렷한 대립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투협회가 이날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김성태 전 대우증권 사장(60),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65),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63), 전상일 동양증권 부회장(59), 정의동 전 골든브릿지증권 회장(64),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62)등 6명이 후보등록을 했다.

이 중 정의동 전 회장과 최경수 사장은 관료 출신, 유흥수 사장은 금감원 출신이다. 나머지 3명은 업계에서 일해왔다.

김성태 전 사장은 22년간 씨티은행 등 외국계 금융회사 경력이 있고 2000년부터 옛 LG투자증권과 대우증권 사장 등을 지냈다. 대우증권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투자자산을 조기에 축소,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를 무사히 벗어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보들 가운데 가장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사장을 역임한 박종수 전 사장의 강점은 실적이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가 중심이던 시절 우리투자증권이 자산관리 중심으로 가는 기틀을 놓았다는 평가를 듣는다. 경기고와 서울대 출신으로 한때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인맥인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유 사장은 신설 증권사인 LIG투자증권을 이끌며 흑자를 내는 데 성공, 빼어난 경영능력도 갖췄음을 보여줬다. 감독당국과 업계 인사를 두루 잘 알고 리더십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대형 증권사 경영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전상일 부회장은 동양증권과 동양선물, 동양투신운용 대표를 역임해 금투협 회원사를 모두 잘 안다는 것이 장점이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열풍을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2009년 증권업계가 CMA소액결제 서비스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은행권과 대립할 때 공조를 깼다는 오해를 받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옛 재무부 국고국장과 재정경제원 대변인을 지낸 정 전 회장은 서번트형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끈 것으로 유명하다.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시절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좋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규모가 작은 증권사와 예탁결제원 사장만 거쳐 금융투자업계 전반을 잘 알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옛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조달청장을 지낸 최 사장은 2008년 현대증권 사장 취임 후 어려운 증권업계 상황에서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하는 과정에서는 노동조합과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금투협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오는 26일 열리는 회원사총회에 후보자를 추천하게 된다. 추천 후보는 2명 이상이 될 전망이며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