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하이(靑海)성에서 티베트인들에게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받던 한 승려가 분신자살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2008년 독립시위를 총으로 무력 진압했던 티베트와 칭하이지역에서 올 들어 세 번째, 작년 이후 열다섯 번째 분신 사건이 발생하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8일 칭하이의 다르(達日)현에서 한 티베트 승려가 티베트의 자유를 요구하며 분신자살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는 마을의 교차로에서 “분신은 개인의 영예가 아니라 티베트의 자유와 행복을 위한 행동”이라는 주장을 담은 유인물을 뿌린 후 몸에 불을 붙였다.

냐거 소남드러기(40)라고 알려진 이 승려는 고아원과 양로원을 운영하면서 모범적인 생활을 해 현지인들에게 살아있는 부처로 불렸던 인물이라고 SCMP는 전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사건과 관련, “9일 한 승려가 분신해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자유아시아방송은 “수백명의 티베트인들이 지역 경찰서를 습격하고 항의 시위를 벌인 후에야 그의 시신이 인도됐다”고 주장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티베트인들은 당국이 시신 인도를 거부하자 경찰서 문과 유리창을 부수는 등 폭력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당국으로부터 시신을 인도받은 후 가두행진을 했다.

현지에서는 8일과 9일 시위가 일어났으며 9일에는 시내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고 SCMP는 전했다. 한 시장 상인은 “경찰이 가게로 찾아와 당분간 문을 닫으라고 요구했다”며 “2008년 3월에도 시위가 있었지만 이번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티베트에서는 지난해부터 독립을 요구하는 승려들의 분신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달라이라마 추종세력들이 부처의 가르침에 반해 위장 테러를 부추기려고 분신하고 있다”고 비난, 마찰을 빚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