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들의 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총선 90일 전인 사퇴시한이 오는 12일로 임박함에 따라 공무원들의 무더기 사퇴가 예고돼 업무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총선에 출마하려는 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의 잇단 사퇴로 4·11 총선과 함께 전국 28개 선거구(9일 현재)에서 지방선거가 함께 실시된다. 신설되는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시장과 교육감을 새로 뽑고 안덕수 인천 강화군수 등 기초자치단체장 5명, 안성민 부산시의원 등 광역의원 5명이 총선 출마로 사퇴해 보궐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나머지는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자리가 비어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각 부처 고위공직자들의 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박선규 전 문화부 2차관은 서울 양천갑, 김희국 전 국토부 2차관은 경북 군위·의성·청송, 설동근 전 교과부 1차관은 부산 출마를 위해 지난 8일 사퇴했고 이날 함께 사퇴한 류성걸 전 재정부 2차관은 대구, 오병주 전 강제동원조사위원장은 충남 공주·연기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진 특임장관실 특임차관과 이병훈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장도 총선 출마를 앞두고 사퇴했으며 유성식 총리실 공보실장도 지난 5일 사직서를 냈다.

법조계에서는 박성수 울산지검 형사1부장이 사표를 내고 서울 강동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서는 박종준 전 경찰청 차장이 충남 공주에서 출마하기 위해 지난달 명예퇴직했고 허준영 철도청장, 김석기 전 오사카 총영사 등 다른 고위직 출신도 총선 출사표를 내고 현직을 떠났다.

정부 산하기관에서는 이명로 전 새만금청장이 전북 무주·진안·장수,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은 한국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부산 남구갑 출마를 추진하고 있고 이춘희 전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세종시 시장선거에 뛰어들었다.

입법부에서는 23년간 공직생활을 이어온 이권우 관리관이 입법고시 출신 최초로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국회 정무위 전문위원을 사퇴하고 경북 경산청도 출마를 준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유연채 전 경기 정무부지사가 용인, 이개호 전 전남 행정부지사가 담양·곡성·구례, 이기우 부산 경제부시장이 경남 창원을,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진주을, 신동근 전 인천 정무부시장이 인천 서구·강화을, 김종민 충남 정무부지사가 논산·금산·계룡 출마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줄줄이 사퇴했다. 고윤환 부산 행정부시장은 명예퇴직해 경북 문경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