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문화나 정부 정책이 바뀌면 각광받는 금융상품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스마트폰 활용이 급증하면서 올 들어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또 정부가 중산층 재산 형성 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고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펴면서 여기에 걸맞은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스마트폰 예금·100세보험 '뜬다'

◆‘+α’ 스마트예금·재형펀드

은행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예·적금에 가입하면 추가 금리를 지급하는 행사를 속속 벌이고 있다. 모바일뱅킹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소셜커머스나 인터넷 공동구매에 참여하면 0.5%포인트 안팎 이자를 더 지급하기도 한다. 수시로 ‘스마트 예·적금’을 내놓지만 모집 기간이 짧은 만큼 평소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

씨티은행은 9일부터 3일간 소셜커머스 쿠팡을 통해 적금 금리 연 0.6%포인트 우대 쿠폰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쿠폰을 내려받은 후 다음달 29일까지 전국 영업점에서 1년짜리 적금에 가입하면 최고 연 4.5%를 준다. 3년짜리 적금 금리는 연 5.3%다. 1금융권에서는 가장 높다. 외환은행은 다음달 9일까지 ‘외화공동구매 정기예금(12-1차)’을 진행한다.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0.1%포인트, 모집액이 500만달러 이상이면 0.1%포인트를 각각 추가로 지급한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등장할 ‘재형펀드’는 연소득 5000만원 이하 근로자라면 꼭 가입할 만한 상품이다. 10년 이상 장기펀드에 적립하면 납입액의 40%(최대 연 24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예금·100세보험 '뜬다'

◆보험은 100세 보장과 마일리지

올해 보험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상품은 100세 보장 상품과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이다. 100세 보험은 만 80세까지 보장하던 연금 및 종신보험의 보험금 지급 기간을 최장 100세까지 늘린 게 특징이다. 보험개발원은 고령화 추세에 맞춰 보험료 산출의 근거가 되는 경험생명표와 참조위험률을 개정해 이달 중 금융감독원에 신고할 계획이다. 지금은 일부 대형 보험사들이 100세 보장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4월부터는 중소형 보험사들도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을 전망이다.

차량을 덜 쓰는 승용차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깎아주는 마일리지 보험도 주목을 끈다. 마일리지 차보험은 연간 주행거리가 7000㎞ 미만일 경우 보험료를 최대 16%까지 깎아주는 상품이다.

보험사마다 내용이 약간 다르지만 연간 주행거리 3000㎞ 이하는 10~16%, 3000~5000㎞는 8~10%, 5000~7000㎞는 5~7%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준다. 보험료 할인 방식은 보험기간이 끝난 뒤 실제 주행거리를 검증받아 현금으로 돌려받는 후(後)할인 방식과 보험 가입 시점에 미리 특정 주행거리를 약속하고 할인된 보험료를 적용받는 선(先)할인 방식 등 두 가지다.

◆세제 혜택 주는 하이브리드 카드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기능을 섞은 ‘하이브리드 카드’를 잇따라 내놓는다. 은행 계좌에 돈이 있을 때는 체크카드처럼 직불 결제를 하다가 잔액이 떨어지거나 특정 금액을 초과해 물건을 살 때는 신용카드처럼 외상 구매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예금 한도 안에서 사용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과소비 우려가 줄고 할부 등 신용구매의 편리함까지 더해졌다는 게 카드사들의 설명이다.

KB국민카드는 신용카드에 ‘듀얼 페이먼트’라는 이름으로 체크카드 기능을 넣을 수 있도록 했고 우리은행 역시 ‘우리V카드’를 하이브리드 카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삼성·현대·롯데카드 등도 이르면 1분기 내 하이브리드 카드를 발급할 계획이다.

금융지주가 인수한 저축은행들이 본격 경쟁을 벌이면서 저축은행들의 대출금리는 낮아질 전망이다. 10일 문을 여는 신한저축은행과 BS저축은행은 연 10% 초·중반대 신용대출 상품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오는 18일 영업을 개시하는 KB저축은행도 저리 대출을 바탕으로 신용등급 5~7등급 고객을 집중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조재길/강동균/박종서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