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코스피지수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 재부각에 나흘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지표 호조와 삼성전자의 호실적 발표 등 하단을 받치는 재료들의 힘은 약화되고 있는 반면, 유럽 문제는 시장의 중심에 다시 복귀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700~2000 사이의 박스권 흐름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며 "코스피지수의 상승추세 전환은 유럽 쪽에서 확실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주 예정된 이벤트에서도 전향적인 결과가 나오기 힘들어 당분간 유럽 우려가 지수를 압박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유럽 정상들의 회담과 오는 12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각국이 서로의 이견을 확인하고, 큰 그림을 다시 그려보자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위기에 대한 해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추세가 없는 시장에서는 가격매력이 더 생길 때까지 매수시점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그는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가 1800선 아래로 내려서야 가격매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700선 중반의 하단이 1800선 초반으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며 "헝가리의 신용등급 강등 등이 돌발악재가 아니고, 한국 증시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싼 구간에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날 889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의 수급은 증시에서 이탈한 것이 아니라, 통상적인 매매 규모였다는 설명이다. 오는 12일 옵션만기도 지난번 만기 이후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구간에 있지 않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한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최고가 이후 약 10% 조정을 받는 등 정보기술(IT)에 대한 가격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다시 IT주에 대해 매수전환을 저울질할 수 있어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