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01만원대로 후퇴했다.

지난 6일 높아진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의 양호한 4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흐름이 쉽사리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9일 증권업계에선 그동안 실적 기대를 바탕으로 그동안 기관과 투자자문사 등이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이미 재료가 노출된 상황에서 당분간 수급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오후 1시55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2000원(2.12%) 떨어진 101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 4일 장중 111만원까지 뛰어 최고가를 경신한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6일까지 사흘간 5.88% 떨어졌고, 이날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의 눈] 삼성電 주가 '내리막길'…수급 부메랑 '경계령'
이에 대해 주현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이익 감소 전망 외에도 작년 8월 이후 기관을 중심으로 전개된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지난 5일 기준 투자자들이 빌린 주식인 대차잔고가 전주 대비 94만5000주 증가한데 비춰 당분간 주가 눌림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차잔고가 많은 종목이 공매도 대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랩어카운트 관련 매물 출회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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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일부 자문사의 경우 주식 포트폴리오 평가액 중 삼성전자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경우도 발견됐다"며 "긍정적인 4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삼성전자로의 지나친 쏠림현상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따라서 유가증권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현재 주가 기준 14.26%) 삼성전자 주가 부진이 시장에 다소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최고가를 경신한 후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대체재로서 정보기술(IT) 업종 내에서의 종목교체 뿐 아니라 IT를 뒤따를 업종의 비중 확대가 연초 수익률 확정에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상위 주요 종목간의 괴리율이 커졌고, 실적 시즌 초입이란 점 등을 고려해 에너지, 소재 업종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 실적 발표와 마찬가지로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삼성전자 발표와 같이 이번 실적 시즌에 대한 시장 반응이 그렇게 뜨겁지는 못할 것"이라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 등 대외변수에 민감한 시기이고, 깜짝실적보다는 실적 전망치가 추가적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125만9231원이다. 이는 전날 종가 104만원 대비 21.07%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수치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