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거래일 연속 약세를 지속하며 1840대로 떨어졌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60포인트(1.11%) 하락한 1843.14로 장을 마감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고용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유럽 불안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프랑스는 약 80억유로 규모의 장기국채 입찰에 성공했지만 낙찰금리가 상승해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는 강보합으로 장을 출발했다가 외국인의 '팔자'에 이내 반락했다. 이후 기관과 프로그램의 매도 규모가 확대되면서 낙폭도 커졌다.

오후 2시께부터는 외국인이 지수선물시장에서 코스피200지수선물 3월물을 9000계약 이상을 순매도하면서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0.4~0.5대로 하락, 차익 거래를 중심으로 매물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수가 장중 한때 2%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당시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서는 북한 영변 경수로 대폭발 관련한 루머가 돌았으나 관련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북한 관련 루머를 접수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만약 루머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중요한 사안인만큼 정부 당국이 발표하지 않았겠느냐"며 사실무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또 루머가 증시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다만 개인과 기관이 빠르게 매물을 받으면서 지수는 이내 낙폭을 완화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727억원, 453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전체 프로그램은 2595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2647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비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42억원이 들어왔다. 개인은 홀로 305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음식료업, 운수창고, 통신업, 건설업, 철강금속, 화학, 의료정밀, 증권, 제조업, 운수장비, 서비스업, 전기전자, 기계 등이 1% 이상 빠졌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떨어졌다. 시총 상위 10위권 내에서는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한국전력이 보합세로 장을 마쳤고 나머지 종목들은 모두 1~2%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1.42% 약세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47조원, 영업이익은 5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기대감이 그동안 선반영됐고 호재가 소멸되면서 차익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차는 이날 장중 인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혀 상한제한폭까지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0개를 비롯 265개 종목이 상승했다. 554개 종목은 주가가 뒤로 밀렸으며 80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 루머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 이보다는 유럽 불안이 커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루머 외에 장중에 나온 특별한 이슈는 없으나 유럽 불확실성에 지수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장중 한때 코스피200지수선물 3월물을 9000계약 이상을 팔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증시에 부담을 줬다"라고 판단했다.

반면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물 매도세는 장 초반부터 지속되고 었었다"라며 "북한 관련 루머에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일시적으로 지수가 출렁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당분간 프로그램 매수세에 따른 증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지수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사고 팔기를 반복해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지난해 말 배당을 노리고 프로그램을 통해 들어온 매수세가 많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프로그램 매수를 통한 랠리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