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콘텐츠가 춤을 춘다…'스마트TV 大戰' 점화
10일부터 사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2’의 관심사는 단연 스마트TV다. 스마트TV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처럼 중앙처리장치(CPU)와 범용 운영체제(OS)를 탑재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TV를 뜻한다. 영상통화 게임 교육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연결해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모바일 기기와 연계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어 잠재력도 풍부하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주요 업체들은 올해부터 스마트TV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서비스로 무장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구글도 2008년 말 안드로이드 OS를 내놓아 단숨에 스마트폰 업계의 주도권을 쥐었듯이 올해는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구글TV’로 스마트TV 시장의 패권을 쥐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전통적인 TV업계의 강자들은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TV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일 벗는 구글TV 2.0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이번 CES에 맞춰 10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씨넷(CNet)이 여는 ‘소비자 가전 분야 차세대 주요 서비스(next big thing)’라는 주제의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는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그는 스마트TV로 시작되는 스마트 가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스마트TV 제품의 50%는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해 5월 소니 인텔 로지텍 등 하드웨어 업체들을 대거 끌어모아 첫 번째 구글TV를 선보였지만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얻었다. 인터페이스(UI)가 불편하고 콘텐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90여개의 버튼을 단 거대한 리모컨은 간단히 조롱거리가 됐다. 하지만 지난 2년간 UI를 대거 바꾸고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소니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TV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슈미트 회장은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윤부근 삼성전자 CE 부문 사장, 권희원 LG전자 HE사업부 사장 등을 만나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 혁신적 제품으로 기선 제압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자사 TV 기술력을 집약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윤부근 사장은 최근 CES와 관련해 “세계가 깜짝 놀랄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방송한 CES 관련 광고에서 이번에 공개하는 제품이 1958년 흑백 TV, 1969년 컬러 TV, 1986년 리모컨, 2004년 디지털 셋톱박스, 2010년 3D TV와 대등한 수준의 혁신성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업계는 기존 스마트TV의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꾼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UI·애플리케이션·콘텐츠 면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혁신적 제품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한 준비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원 인사를 통해 구글에서 동영상 콘텐츠 업무를 맡아온 데이비드 은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S급 핵심 인재로 분류되는 은 부사장은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MSA라는 조직에서 콘텐츠 수급을 담당하게 된다.

○LG, “스마트TV 비중 60%로 확대”

평판 TV 시장에서 2위 업체인 LG전자도 ‘넷캐스트 3.0’이라는 스마트TV 전용 OS 새 제품을 공개한다. 권희원 HE 부문 사장은 “올해 출시하는 평판 TV 모델 가운데 스마트 전용 OS를 탑재한 스마트TV 비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편리하게 찾아 즐길 수 있도록 검색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다양한 앱을 구동하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차세대 리모컨인 ‘매직모션’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닌텐도의 콘솔 게임기 ‘위(Wii)’처럼 둥그런 막대 모양으로 다양한 동작을 입력할 수 있다. ‘V’자로 리모컨을 움직이면 해당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는 ‘즐겨찾기’ 기능이 활성화하는 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해 자판을 두드리지 않아도 바로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며 “컴퓨터 마우스에 쓰이는 것과 유사한 ‘휠’ 등 소파에 편히 누워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입력 장치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3D(3차원) 입체 영상 콘텐츠도 대폭 강화한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 운영체제

Operating System(OS). 컴퓨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소프트웨어다. 이용자가 입력한 각종 명령을 기계어로 바꿔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디스크 등 컴퓨터 부품들을 구동시킨다. 특정 응용 소프트웨어에서 처리되는 각종 데이터를 다시 받아서 기기들을 작동시킨다. 그만큼 개발이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든다. 스마트폰은 PC처럼 iOS 안드로이드 윈도폰 등을 통해 구동하는 휴대폰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