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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꼼수공시'에 속아 투자자 3조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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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의 함정'뜯어보기

    4년간 218곳 상장폐지…주식 휴지조각
    소액공모·대표교체 잦으면 위험 신호
    작년 1월 유무선 통신 장치를 생산하는 씨모텍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임명희 씨(52·여)는 1년이 지난 요즘도 울화가 치민다. 친구의 말만 믿고 이 회사 주식을 산 뒤 구주주 배정 유상증자까지 참여했다. 남편 모르게 투자한 돈은 총 4000만원. 하지만 8개월 만인 작년 9월 상장폐지돼 돈을 허공에 날려버렸다.

    임씨는 “씨모텍이 3년 연속 적자를 냈지만 유상증자 직전 2개월 동안 3개의 특허취득 공시를 내는 등 회사 사업전망이 밝은 것처럼 포장한 것에 속았다”면서 “꼼수공시에 넘어가지만 않았어도…”라고 안타까워했다.

    상장폐지 기업이 늘어나면서 투자금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투자자도 증가하고 있다. 상장폐지 기업들은 상장폐지 전에 소액 공모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최대주주및 대표이사가 자주 바뀌는 것으로 나타나 공시만 꼼꼼히 분석해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작년 말까지 4년간 국내 증시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은 218개에 달했다. 지주회사 전환이나 이전 상장, 합병 등은 제외한 것이다. 이들 기업의 상장폐지 직전 시가총액은 3조167억원이었다.

    2008년 19개였던 상장폐지 기업 수는 2009년 거래소의 실질심사제도 시행으로 70개, 2010년 79개로 급증했다. 작년에는 50개로 증가세로 둔화됐으나 올해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금감원은 예상하고 있다.

    민병현 금감원 기업공시부국장은 “상장폐지 기업들은 폐지 직전에 일정한 징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공시만 꼼꼼히 살펴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밝힌 상장폐지 기업의 징후는 △허위·과대 매출을 통한 상장폐지 모면 △일반 공모, 제3자 배정, 소액 공모 등으로 이어지는 지속적인 자금조달 △최대주주 대표이사 등 잦은 경영권 변동 △과도한 투자자금 집행이나 변동 △횡령·배임 등 사건 발생 등이다.

    지난 4년간 상장폐지된 218개사 중 44%인 97개사는 상장폐지 직전 18개월간 한 차례 이상 증자를 실시했다. 또 68%인 148개사는 한 번 이상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86%는 대표이사가 변경됐다. 절반(50.2%)은 횡령·배임 혐의까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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