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건설사 지급 보증 줄인 PF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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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부족 땐 자금 지원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에이취비에스케이가 대우증권의 금융 주관으로 사업비 800억원을 조달했다.
시공을 맡은 삼성중공업은 지급보증 없이 책임준공만을 보장했다. 초기 사업비용은 4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충당하고 공사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인 부족자금은 대우증권이 400억원 한도로 빌려주는 구조다. 사업 준공 시점이자 ABCP의 만기인 3년이 지나면 신한캐피탈 케이티캐피탈 우리파이낸셜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대출채권을 매입한다.
이처럼 시공사 지급보증이 없는 대출 구조는 그동안 사업의 모든 위험을 건설사가 전담하던 데서 진일보한 형태라는 평가다.
이번 역삼동 오피스텔 PF 구조의 특징은 자금조달을 주관한 증권사가 공사비 부족 시 유동성 지원까지 약속했다는 점이다. 담보대출확약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지원 형태다.
대우증권의 대규모 유동성 지원 약속은 역삼동 오피스텔 개발사업의 안정성 분석에 기초하고 있다. 분양 수익이 예정대로 들어오면 400억원 추가 대출 필요성이 없어진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사업장 입지가 좋고, 최근 강남에서 분양한 오피스텔들의 초기 분양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지 사업성이 뛰어난 사업에 국한돼 있지만, 건설사들의 우발채무 축소 노력과 금융회사들의 위험분석능력 개선이 맞물려 비슷한 사례는 늘어날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지급보증을 꺼리는 데다 증권사도 ABCP 매입보장에 부담을 느끼면서 기존 PF 방식을 활용할 수 없게 됐다”며 “이로 인해 증권사들이 건설사 지급보증이 없는 새로운 PF 구조를 고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