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사건이 한나라당을 강타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치러진 한나라당의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세 명의 대표 중 한 사람이 소속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이 폭로되자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즉각 검찰수사를 의뢰했다.

야권은 “만사 돈통당”이라며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수사 결과에 따라 4월 총선에 메가톤급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 대표가 돈봉투 돌려”

초선인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서울 서초을·사진)은 5일 “18대 국회에서 치러진 한 전대를 앞두고 후보 중 한 명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봉투가 온 적 있어 곧 돌려줬다”며 “결국 그분이 당선됐다. 그분과 돈봉투를 전한 분은 같은 친이(친이명박)계로 자신을 지지했음에도 저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싸늘했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 뒤 동료 의원들로부터 ‘돈봉투를 돌려주면서 지지 의사를 확실히 밝혔어야 했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문제의 원인을 깨달았다”며 “그분과 돈을 전달했던 두 분은 지금도 저를 음해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홍준표 전 대표가 선출된 지난해 7·4 전당대회 때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했던 세 사람 중 홍 전 대표가 아니라면 후보는 박희태 안상수 전 대표로 좁혀진다. 이들은 모두 부인했다. 박 국회의장은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 전 대표 역시 “지난번 전대 과정은 물론 평상시에도 돈봉투를 준 적이 없다”고 했다.

◆박근혜, 검찰에 수사의뢰

박 위원장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즉각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고 의원이 밝힌 내용이 정당법 제50조 ‘당 대표 경선 등의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된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6일부터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이 문제는 신속하게, 국민들의 의혹이 확산되기 전에 진실을 밝혀 의혹을 털고 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력한 진실 규명 의지를 밝혔다.

야권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관련자의 정계 은퇴 등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오종식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당 대표까지 돈으로 사는 정당, 한나라당은 돈이면 다 되는 ‘만사돈통’ 정당인가”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사정정국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고 의원은 “검찰에서 나를 부를 경우 당당히 수사에 응하고 정치 발전을 위해 내용을 소상히 밝히겠다”며 “특정인을 겨냥한 폭로는 전혀 없다. 여야를 떠나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모두 내심 긴장하면서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