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란석유 안산다"…核제재 압박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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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7월부터 수입 금지…재정위기로 실행 가능성 낮아
이란 '호르무즈 봉쇄' 위협속 핵협상 재개 요청 나서
이란 '호르무즈 봉쇄' 위협속 핵협상 재개 요청 나서
블룸버그통신은 EU 회원국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5일 보도했다. EU 회원국들은 오는 30일 외무장관회의에서 세부사항을 조율하되 6개월 후부터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값은 전날까지 이틀 연속 크게 오르며 배럴당 103.22달러로 8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한 뒤 5일엔 보합세를 보이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EU 칼은 빼들었는데
이란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이란석유공사(NIOC) 관계자는 “우리는 EU를 대체할 수 있는 수요처가 많다”며 “중국 인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에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란의 가장 큰 고객이다.
◆이란발 오일쇼크 가능성은
시장의 관심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에 쏠리고 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FACT의 로이 조던 연구원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가 봉쇄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뛸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너지 분야 컨설팅업체 페트로메트릭스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 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조지타운대 에너지 연구팀은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 경제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가 급등할 경우 많은 나라들이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이란은 연일 군사훈련을 하며 미국 항공모함이 호르무즈 해협에 들어오면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지만 양국 군사력을 비교할 때 실제 군사적 충돌을 감행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리처드 댈턴 영국 채텀하우스 연구위원은 “이란은 호르무즈 봉쇄나 미국 항모 공격시 어떤 일이 생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지난 2일 미사일 발사실험 직후 EU에 핵협상 재개를 공식 요청하겠다고 밝힌 것은 군사적 충돌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U와 이란 간 핵협상은 작년 1월 이후 중단됐다.
제재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이란 핵문제 해결에 적절한 방법은 제재가 아닌 대화”라고 주장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