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TV 냉장고 세탁기 등 고가 대형 가전을 36개월 또는 48개월 할부 판매하는 ‘가전 렌탈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마트는 6일부터 종합렌탈회사인 KT렌탈과 손잡고 전국 131개 점포에서 소비자들이 TV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스타일러 등을 3년 또는 4년 분할해 구입할 수 있는 렌털서비스를 제공한다고 5일 발표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132만원짜리 양문형 냉장고는 보증금 없이 3년간 매달 4만9500원 또는 4년간 4만1200원씩 내면 사용할 수 있다. 렌털 기간이 끝나면 소유권은 구매자에게 양도된다. 납부 총액은 3년 약정이 178만원,4년 분할이 198만원으로 일시불 구매보다 각각 35%와 50% 높다. 소비자 입장에선 3년 약정은 연리 11.5%,4년 약정은 12.4% 조건으로 할부 구매하는 셈이다. 장중호 이마트 상무는 “대형 생활가전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춰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신상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이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품을 사용하다 중도 반환하거나 구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렌털보다는 할부 판매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의무사용기간이 1년이고, 1년이 지나 제품을 반환하려면 남은 약정기간 렌털료의 절반을 위약금으로 내야한다. 4년 약정으로 132만원짜리 양문형 냉장고를 사용하다 1년 뒤에 반납하면 위약금으로 74만5000원을 내야 한다. 1년 사용료 49만5000원을 더하면 124만원으로 일시불 가격과 비슷해진다. 렌탈을 해지하고 구매하려면 남은 렌털비를 한꺼번에 내야 한다.

구조는 웅진코웨이나 청호나이스의 정수기 렌털 방식과 비슷하지만 보증금이 없고 대형 가전은 정수기나 비데처럼 정기적으로 필터 등 소모품을 교체하거나 점검할 필요가 없어 코디와 같은 서비스요원의 방문서비스를 하지 않는 게 차이점이다. 대신 제조사가 제공하는 무상 사후서비스(A/S)를 약정기간이 끝날 때까지 제공한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TV나 냉장고 등 대형가전은 정수기처럼 정기 점검 서비스가 필요없어 일반 소비자 대상 렌털 품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 왔다”며 “이마트가 처음 시도하는 렌털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