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가 연초부터 출발이 좋다. 소비와 제조업에 이어 고용 주택시장까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다. 이에 힘입어 새해 첫 거래일(3일) 뉴욕 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유럽 경제가 바닥을 기는 ‘L’자형 침체인 것과 달리, 미국 경제는 급락 후 완만한 회복세인 ‘나이키 커브’가 갈수록 뚜렷하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리는 한 달 전부터 본란에서 미국 경제의 회복조짐을 계속 언급해왔다. 지난 12월5일자 사설 ‘미국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작은 징후들’에서 “(미국 경제가) 공포심리를 팔아먹는 전형적인 비관론이 묘사하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또 12월28일자 ‘그러나 미국선 경제 낙관론 점차 강해져’란 제하의 사설에선 “암울하게만 보이던 내년(2012년) 세계경제에도 서광이 비친다”고 전망했다. 이어 12월29일자 ‘한국 제조업, 위축될 이유 없다’는 사설에선 미 경제 회복을 감안해 새해엔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썼다.

물론 미국 경제 아니라 그 어떤 경제도 앞날을 장담할 수는 없다. 유럽 위기는 언제든 세계를 뒤흔들 불안거리다. 중동에서 새 전쟁이 터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는 자본 노동 등 투입요소뿐 아니라 그 저변에 계량할 수 없는 심리요인이 강하게 작용한다. 이 정부가 747 공약을 폐기한 이래 경제관료들의 입에서 ‘성장’이란 말이 사라졌다. 올해는 지레 겁먹고 성장률을 3.7%로 낮춰 잡았다. 흐름을 못읽는 무능력,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무책임, 납작 엎드린 무소신의 극치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는데 기업들만이라도 부디 쫄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