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고무줄' 청년창업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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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근 중기과학부 기자 bk11@hankyung.com
“지원금이 2100억원으로 늘어난 건가요.”
자신을 창업준비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지난 2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이렇게 물었다. 청년전용창업자금이 1300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냐는 게 질문의 요지였다. 1시간 동안 같은 내용을 묻는 전화가 10여통 걸려 왔다. 정답부터 말하면 “아니다”이다.
청년전용창업자금은 정부가 청년 창업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새롭게 마련한 정책자금. ‘청년’ 꼬리표가 붙은 정책자금이 마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년 실업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고, 창업을 독려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A씨처럼 “지원금이 늘어난 것이 맞냐”고 헷갈려하는 이들이 많은 건 정부가 공급하겠다는 정책자금 규모가 불과 한 달 사이 800여억원이나 불어났기 때문이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지난달 15일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에서 ‘2012년 1300억원 규모의 청년전용창업자금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이름의 정책 자금 규모가 해가 바뀌면서 2100억원으로 불어났다. 중기청은 이달 2일 ‘2012년 중소기업 정책자금 3조3000억원 공급’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2100억원 규모의 청년전용창업자금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채 한 달이 안 되는 사이 80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예산이 늘어난 것일까. 중기청 관계자의 설명은 뜻밖이었다. “예산은 그대로입니다. 작년엔 정부가 공급하는 자금 기준으로 발표했는데 올해는 자금을 공급받는 수혜자를 기준으로 발표해 금액이 달라져 보이는 겁니다.”
청년전용창업자금은 융자상환금 조정형 500억원과 민간연계형 지원금 800억원으로 구성돼 있고 민간연계형은 정부와 민간이 1 대 1 매칭투자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수혜자 입장에선 2100억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2100억원을 지원하는 것처럼 발표해 창업준비생들에게 괜한 기대감과 혼란을 줄 필요가 있었는지는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창업자금은 실업수당과 다른데도 말이다. 많은 사람이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신화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병근 중기과학부 기자 bk11@hankyung.com
자신을 창업준비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지난 2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이렇게 물었다. 청년전용창업자금이 1300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냐는 게 질문의 요지였다. 1시간 동안 같은 내용을 묻는 전화가 10여통 걸려 왔다. 정답부터 말하면 “아니다”이다.
청년전용창업자금은 정부가 청년 창업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새롭게 마련한 정책자금. ‘청년’ 꼬리표가 붙은 정책자금이 마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년 실업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고, 창업을 독려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A씨처럼 “지원금이 늘어난 것이 맞냐”고 헷갈려하는 이들이 많은 건 정부가 공급하겠다는 정책자금 규모가 불과 한 달 사이 800여억원이나 불어났기 때문이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지난달 15일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에서 ‘2012년 1300억원 규모의 청년전용창업자금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이름의 정책 자금 규모가 해가 바뀌면서 2100억원으로 불어났다. 중기청은 이달 2일 ‘2012년 중소기업 정책자금 3조3000억원 공급’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2100억원 규모의 청년전용창업자금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채 한 달이 안 되는 사이 80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예산이 늘어난 것일까. 중기청 관계자의 설명은 뜻밖이었다. “예산은 그대로입니다. 작년엔 정부가 공급하는 자금 기준으로 발표했는데 올해는 자금을 공급받는 수혜자를 기준으로 발표해 금액이 달라져 보이는 겁니다.”
청년전용창업자금은 융자상환금 조정형 500억원과 민간연계형 지원금 800억원으로 구성돼 있고 민간연계형은 정부와 민간이 1 대 1 매칭투자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수혜자 입장에선 2100억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2100억원을 지원하는 것처럼 발표해 창업준비생들에게 괜한 기대감과 혼란을 줄 필요가 있었는지는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창업자금은 실업수당과 다른데도 말이다. 많은 사람이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신화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병근 중기과학부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