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개념없는 보수, 넘쳐나는 좌파들
2012년을 맞으며 올해가 무엇보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을 하는 해임을 생각하게 된다. 이는 아마 1948년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5·10 총선 이래 가장 중요한 국민적 선택이 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지난 60년 우리 역사는 자유민주주의와 개방시장경제를 확립시키는 투쟁과 창조의 과정이었다. 이 짧은 기간에 한국은 전 세계가 경탄한 동력을 발휘해 서방 선진국들이 수백년간 구축한 민주주의 세계시장체제에 일약 중심국가로 부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온통 개방, 성장, 법치 같은 성취가 양극화, 비정규직, 청년실업을 일으키는 주범이며 국가가 국민의 불만족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만이 휩쓸고 있다. 최근의 여러 정치적 사회적 행태로 보아 2012년 양대 선거가 한국이 과거 건설할 때처럼이나 빠르게 민주-시장-법치사회를 허무는 역사적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작년 말 야당 및 좌파세력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으로 통합해 응집력을 강화했다. 양 당에는 그간 광우병 촛불시위,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 천안함 침몰 의혹,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 무법, 쇄국, 반미, 종북 사건의 주도자들이 총 망라돼 있다.

이 좌파들의 지상 목적은 현 체제의 주류세력을 타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대한민국 역사와 정체성을 부정하고 공권력의 무력화를 기도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전략이다. 종북주의 또한 당연한 결과다. 그간 친북정당들은 자본, 기업, 기타 기성계층의 권력을 민중의 소유로 전환하는 사회주의 건설을 목표로 해왔다.

그러나 이는 개인의 권리, 자유 및 민주주의 규칙이 법으로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하에서 용납될 수 없다. 따라서 법치 대신 인치(人治), 곧 지도자집단이 내리는 지령을 그 추종세력이 ‘국민의 뜻’으로 조작 선동하는 이른바 ‘민중민주주의’를 수립하려는 것이다. 북의 김씨 체제가 바로 이 모델이다.

금년 이들은 최고의 집권기회를 맞이한 듯 보인다. 오랫동안 좌파가 투자해온 전교조 세대가 사회에 넘치고, 전문가 대신 작가 배우 승려 개그맨들이 여론을 요리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작정치는 시민사회가 깨어나면 생존할 수 없다.

따라서 일단 집권한 후 이들은 기필코 좌파 영구집권의 틀을 만들려 할 것이다. 학교, 방송, 문화-예술-연예인 조직을 완벽히 장악해 좌파의식화 기구로 만들고 모든 우파적 언행을 여론재판으로 매장하는 이념통제국가를 만들 것이 예상된다. 이리 된다면 한국은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시대착오적 평등사회주의 폐쇄국가로 표류하게 될 것인가.

이 엄중한 시기에 보수이념을 극력 탈피하려는 여당이 보수의 유일한 대안으로 남은 것은 비극이다. 한나라당 정권은 지금 2040에게 극단적 혐오의 대상이다. 보수지지층에게는 정체성 부재의 ‘짝퉁 좌파,’ 마지못해 찍어야 하는 차악(次惡)의 정당이다. 이들의 의욕은 사상 최저로 추락해 언제 이리저리 갈라질지 모를 형편이다.

그러나 모든 경기에는 역전의 계기가 오게 마련이다. 작년 민노당 소속 여학생이 서울대에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하자고 할 때 대다수 서울대생들은 “서울대 이름을 악용하지 말라”며 거부했다고 한다. 그간 촛불, 희망버스를 비롯해 국회에 최루탄을 던진 의원, 대학생에게 감옥 가보라고 선동한 시장, 기타 얼마나 많은 무법 폭력 난동사태가 ‘국민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는가. 한국 정도 문명국이면 민주주의질서가 이 정도 오염될 때 자정기능이 발동함이 상식이다. 이것이 결여된 시민사회는 미래 희망을 가질 자격이 없다.

파렴치 무법 파괴를 자행하는 좌파인가. 개념도 정신도 없는 보수인가. 향후 대선까지 여당도 야당도 국민도 변할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이 정리될 때 우리 국민에게 올바르게 선택할 기회가 열리기를 연두 아침에 기원해본다.

김영봉 < 세종대 석좌교수·경제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