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및 소형차 전년 대비 15~50% 판매 증가 준중형차 15.7%, 중형차 21.5%씩 감소
지난해 국산차 시장에서 경·소형차의 판매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통적으로 인기 차급으로 꼽히던 준중형차와 중형차의 판매량은 감소했다. 소형 차들의 안전성이 강화되고 고급화된데다 고유가로 인해 실속형 차 구매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은차'를 대표하는 경차와 소형차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18만4899, 4만3427대씩 팔렸다. 경차는 전년보다 15.1% 늘었고 소형차도 50.3% 증가했다.
경차를 차종별로 보면 기아차 모닝이 15%, 쉐보레 스파크가 8%씩 늘었다. 게다가 기아차의 '박스형' 경차 레이가 새롭게 가세해 올해 경차의 인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소형차에선 현대차 엑센트(2만3902대)가 동급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9월 말 출시된 기아차 신형 프라이드는 하반기 출시된 만큼 임진년 새해에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
반면 2010년에 연간 30만대 이상 팔렸던 준중형차와 중형차는 시장 경쟁에서 참패했다. 준중형차는 작년에 25만9048대가 팔려 전년 대비 15.7% 감소했고, 중형차판매량도 전년보다 21.5% 줄어든 24만6422대에 그쳤다.
준중형차는 13만 대가 팔려 1위에 오른 아반떼를 제외하면 현대차 i30, 르노삼성차 SM3, 기아차 쏘울과 포르테 등 대다수 차종의 판매량이 감소했다.
중형차의 경우 쏘나타(YF)가 13년 만에 아반떼(MD)에 베스트셀링 자리를 내주면서 그간의 아성에 흠집을 냈다. 지난해 쏘나타 판매량은 전년보다 31.5% 줄어든 10만4080대에 그쳤다.
기름값 인상에 따른 자동차 연비가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에 중요한 항목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경·소형차도 준중형차나 중형차급의 편의 옵션을 추가하면서 운전자 만족도를 높인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경차와 소형차는 고연비 효과와 더불어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고급 옵션(6개 에어백, 후방 카메라 등)을 넣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면서 "경기가 위축되면서 실속형 차 구매자가 올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준대형 차급의 판매도 크게 늘어났다.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 르노삼성차 SM7, 한국GM 알페온 등이 경쟁하는 준대형차는 지난해 총 15만8606대가 팔려 전년 대비 67.5% 급증했다.
준대형차 시장에선 그랜저의 판매량이 10만 대(내수 3위)를 넘기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작년 1월 출시된 그랜저HG는 '신차 효과'와 함께 연간 판매량에서 사상 처음으로 쏘나타를 제쳤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는 지난해 23만4115대가 팔려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모델별로 보면 르노삼성차 QM5는 39%, 쌍용차 렉스턴은 43.2%, 기아차 스포티지R과 모하비는 각각 30.3%, 35.5%씩 늘어났다. 반면 올 4월 신차가 나오는 싼타페는 30.9% 감소했다.
지난해 국산 승용·SUV(상용차 제외) 총 판매량은 121만751대로 전년도 판매량(121만7763대)보다 0.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