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ㆍGH코리아 신년 여론조사] 국민 최대 관심사는 '물가'…일자리 창출보다 두배 이상 높아
국민 절반이 작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낙제점을 줬다. 올해 경기 전망도 10명 중 8명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현상은 서울·수도권에 살며 대학을 졸업하고 생업에 종사하는 ‘2050세대’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점수를 매기라는 질문에 C학점에 해당하는 70점보다 낮다고 답한 비율이 79.3%에 달했다. 이 중 F에 해당하는 60점 미만이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8%였다.

연령대별로는 취업난이 심각한 20~30대보다 50대의 F학점 비율이 높아 눈길을 끌었다. 50대의 낙제점 부여는 62.1%로 20~40대(54.1~58.1%)보다 높았고 60대 이상의 38.4%보다는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자영업 대란이 일면서 퇴직 후 가게를 연 50대의 체감 경기가 나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자영업자의 낙제점 비율은 65.1%로 전 직업군 중 가장 높았다. 고학력자와 중산층의 점수도 박했다. 대졸자(58.7%) 월소득 200만~400만원(57.7%)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가 낮았다.

주로 산업 기반이 취약한 지역의 경제 정책 평가 점수가 낮았던 것도 특징이다.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낙제점 비율은 각각 45.7%, 44.1%인 반면 광주·전라(62.9%) 강원 지역(71.2%)은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 59점 이하를 줬다.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 중 60.8%가 정부의 작년 경제 정책에 F학점을 준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해 경기 전망도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여권 성향이 강한 50대가 올해 경기가 나빠질 것(다소 나빠질 것+훨씬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49.9%로 30대(42.9%)나 20대(43.4%)보다 월등히 높았다. 60대 이상은 응답자의 37.1%만 올해 경기가 작년보다 나빠질 것으로 답했다.

작년 정부 경제 정책 평가에서 직업군 중 B학점 이상인 80점 이상 비율이 16%로 가장 높았던 농·어·임업 종사자들이 올해 경제 전망에선 작년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58.1%로 가장 높았다.

이와 관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대해 국산 농수산 식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장기적으로 한국경제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55.1%로, ‘제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가격도 낮아져 살림살이에 도움이 될 것(32.7%)’보다 많았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