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효과' 로 모바일게임 큰폭 성장…중국서도 수혜 기대
넥슨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게임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14일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국내에 비해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일본의 온라임 게임시장 성장성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장 이후 넥슨의 주가는 14% 정도 하락(공모가 주당 1300엔)해 1125엔(1월9일 종가 기준)을 기록 중이다. 넥슨이 지난 수년간 보여왔던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일본 게임산업의 침체와 일본 및 글로벌 게임업체의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넥슨의 기업공개(IPO)는 국내 게임 업체들에 주요 관심사였다. 첫번째 이유는 국내에서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넥슨이 한국이 아닌 일본에 상장한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넥슨의 IPO 이후 주가가 국내 게임업체들의 주가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게임업종의 주가는 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상대적으로 업황 안정성이 부각됐고, 실적 개선과 신작 모멘텀이 더해져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10월 이후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조정을 받았다. 이에 대한 전환 국면이 12월 상장한 일본의 넥슨(14일)과 미국의 징가(Zynga·16일)였지만 이들 주가 흐름이 IPO 이후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여 국내 게임주 역시 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조정은 게임업종 성수기인 1분기를 지나면서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 기대

올해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확대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게임 유저층이나 플레이 시간 등이 기존 PC 게임 시장과 다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모바일 게임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이 하나로 통합돼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이 원활해졌다.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은 상당히 치열하지만 국내 모바일 게임들이 글로벌 앱스토어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의 향후 전망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현지에서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영향력 증대가 기대된다. 거대한 인구에 비해 아직은 PC·인터넷 보급률이 낮은 수준이어서 향후 온라인 게임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크다. 국내 게임 개발회사들의 중국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와 관련된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네오위즈게임즈의 ‘크로스파이어’가 동시접속자 수 300만명을 넘어서며 중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고, 지난해 ‘미르의 전설3’를 출시한 위메이드도 선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웹젠, JCE 등 국내 상당수의 게임 개발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주, 실적 성장·업황 안정성 부각

올해 국내 게임산업은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부각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가치로 인해 한 단계 레벨업했던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따라 상대적으로 게임 업종의 실적과 업황 안정성이 부각돼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단 지난해 주가 상승으로 높아진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올해도 실적 성장을 보이고, 신작 출시가 예정돼 기대감이 높은 회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경쟁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 중 엔씨소프트의 행보가 주목된다. 과거 엔씨소프트는 2~3년에 걸쳐 신작 게임을 한 개씩 출시했지만 올해부터는 1년에 1~2개 이상의 신작 게임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5년간 꾸준한 국내외 개발인력 확보와 스튜디오 확충의 결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톱2’ 게임 개발사로 등극하면서 국내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유럽 지역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쯤 국내에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블레이드&소울’을 비롯해 북미·유럽지역에서 큰 흥행을 거뒀던 ‘길드워1’의 차기작 ‘길드워2’가 상반기 중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와일드스타’ ‘리니지 이터널’ 등 대형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지속적인 출시로 엔씨소프트를 둘러싼 신작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밖에도 모바일 게임 시장의 고성장 수혜가 예상되는 게임빌, ‘프리스타일2’와 ‘룰더스카이’의 인기로 인한 매출 확대가 예상되는 JCE, 중국 모멘텀이 있는 위메이드(미르의 전설3)와 웹젠(C9)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 jmahn@kiw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