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경영전략] 현대중공업, 친환경 선박 투자 확대…해양설비 R&D도 강화
현대중공업은 세계 중공업계를 선도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을 올해 사업목표로 삼았다. 성장동력 확보와 핵심역량 강화,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 안전하고 보람찬 일터 등을 4대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 등 신성장동력 육성

현대중공업은 올해 신성장사업에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다. 친환경 선박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자외선 방식의 ‘에코밸러스트’와 전기분해방식의 ‘하이밸러스트’ 승인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두 가지 방식의 ‘선박평형수처리장치’ 상용화에 성공했다.

선박평형수는 배의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탱크에 채워지는 해양수다. 선박에 화물이 없을 때 채워졌다가 화물 적재 시 바다로 버려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해양생물과 전염병 등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양오염 방지를 위해 올해부터 건조되는 모든 선박, 2016년부터는 현재 운항하고 있는 모든 선박에 대해 선박평형수처리장치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향후 4년간 약 15조원 규모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드릴십과 LNG(액화천연가스)선, FPSO(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개발에 집중, 경쟁사와의 차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11척의 드릴십을 수주했다. 회사 관계자는 “드릴십 선박 크기를 최적화해 연료 효율을 대폭 높이고 해수면으로부터 12.2㎞까지 시추가 가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내년에도 극지용 선박 및 해양설비 시장 개척을 위한 기술 개발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

현대중공업은 또 국내외 생산 거점 확보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 경영제체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미국에 변압기공장을 완공하며 북·남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 세계 휠로더 시장의 약 77%를 차지하는 중국에는 연산 8000대 규모의 휠로더 공장을 준공했다.

올해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 건설 중인 연산 250여대 규모의 고압차단기 공장이 완공되면 러시아 중전기기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건설장비 분야에서도 중국, 인도 공장에 이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에 연산 2000대 규모의 건설장비공장을 완공, 신흥 경제대국인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