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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증시 결산]울고 웃은 IT…삼성電, 황제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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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 해 정보기술(IT)주는 크고 작은 부침을 겪었다.

    세계 경기 우려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꼽히며 가장 먼저 조정을 받았다. 이후에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의 기세에 눌려 시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당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상반기를 지나면서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등 세계 경기 우려가 더욱 커지자 오히려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선조정을 받았다는 인식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 차별화된 경쟁력 등이 재조명을 받았다. IT주에 대한 저가 인식 속에 매기가 몰리기 시작했다.

    특히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 주도주 복귀의 신호탄이 됐다. 다만 LG전자하이닉스 등 다른 주요 IT업체들의 상승세는 제한적이었다.

    ◆삼성전자, 108만4000원 신고가…황제주로 귀환

    IT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드라마보다 극적으로 황제주로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D램 반도체 고정가격의 상승에 힘입어 꾸준하게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 1월 19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어섰고 같은 달 28일에는 주당 101만원을 종가로 기록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 배경은 우선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밑바탕으로 반도체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같은 이유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저점을 벗어난 것도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인 경기 회복을 따라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대외 변수에 따라 내리막길을 걸었다. 5월 이후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위기가 수차례 부각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사그라졌고 이에 따라 반도체, LCD 가격도 하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강등됐던 지난 8월 주가는 60만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선진국 소비둔화에 따라 PC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됐다.

    상황은 상반기를 지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원가 경쟁력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등 다른 핵심 부품들의 수익성 확대 가능성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주가 반등에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을 넘어선 스마트폰 판매에 힘입어 3분기에 깜짝실적을 발표하자 주가는 빠르게 반등세를 탔다.

    안 애널리스트는 "3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세로 전환됐다"며 "스마트폰 판매호조에 따른 정보통신 사업부 및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시스템 반도체의 실적호조도 확인되면서 이익의 질이 개선됐다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경기회복에 따른 기대감이 아닌 펀더멘탈(기업 내재가치)의 질적 개선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11월에는 앞서 태국에서 발생한 홍수 여파로 업황 개선이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에 잠시 주춤거렸다. 그러나 다시 내년도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새로운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주가 상승세는 이어졌다. 지난 12일에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 108만4000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 141조1100억원(1월 3일 기준)에서 154조9500억원(12월 22일 기준)으로 늘어났으며 전체 시총 비중도 올 초 12.24%에서 14.74%로 증가했다.

    ◆하이닉스, LG전자 등 IT업체 '시련의 계절' 이어져

    삼성전자가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세를 나타낸 것과 달리 다른 IT업체들은 여전히 대외 경기 변수에 영향을 받으며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기와는 달리 TV 수요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특히 TV 관련 부품주들의 주가는 반등폭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며 "또 하이닉스는 8월 급락장 이후 해외 후발 업체들과의 경쟁력 차이가 부각되면서 반등세를 보였지만 실적 하향조정과 매각 이슈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결과적으로 횡보세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 2만5300원을 기록했던 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 4월 22일 3만7400원까지 올랐다가 8월 22일 1만5500까지 하락하는 등 유난히 크게 출렁거렸다. 이후 주가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2만1950원을 마지막 종가로 기록했다.

    LG전자는 휴대폰 등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의 적자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힘겨운 한 해를 보내야만 했다. 올해 적자 수준은 약 3300억원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최근 실시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절반가량을 스마트폰 등 신규 모바일 기기 개발에 집중 투자하기로 결정하며 그간의 쓰린 속내를 드러냈다.

    안 애널리스트는 "올해 IT업종 내 주가는 영업 실적의 경기 민감도에 따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반도체와 LCD, 발광다이오드(LED) 등 주요 부품가격이 경기둔화 우려에 급격히 하락하자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전문가 "내년 국내 IT업종 경쟁력 한층 강화될 것"

    증시전문가들은 내년부터는 전반적인 IT업황이 개선되면서 국내 IT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의견을 모았다.

    안 애널리스트는 "현재 IT산업 전반적으로 재고가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대외 경기 우려가 점차 희석되는 시기에 실수요 증가에 앞서서 재고확보(Re-stocking) 수요가 시작될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반도체시장은 가장 탄력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메모리 분야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위치를 공고히 하는 가운데 하이닉스와 마이크론과 엘피다 정도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모바일 혁명'에 누가 빨리 대응해 프로덕트믹스를 개선할 수 있는가이다"라며 "모바일 AP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인텔 등 기존 우위업체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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