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과 창업 만나니…양식장 관리 "참 쉽죠잉~"
“수상 비결이요? 굳이 말하자면 전공에 대한 ‘애착’입니다. 해양공학은 우리에게 단순한 전공 학문이 아니라 꿈과 창의력의 요람이죠.”

2012 KT&G 아시아대학생창업교류전 국내 결선에서 1등상(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은 부산대 ‘P.R.O.V.E’팀은 23일 이렇게 말했다. 이 팀의 김원중(23·조선해양공학2) 남영진(23·〃) 박성보(24·〃) 씨는 동아리까지 만들어 깊이 연구해 오던 유선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을 활용해 창업 아이디어를 냈다. 해조류 양식업자를 상대로 한 ROV 대여업을 제안하면서 “양식업자들이 수중 검사를 할 때 현재처럼 다이버를 투입하지 않고 ROV를 사용하면 비용을 절반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웅호 심사위원장(경남과학기술대 창업지원단장)은 “현재 한국 양식업이 직면한 수중작업 인력 구인난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며 “잘 다듬으면 충분히 실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아시아대학생창업교류전 국내 결선 및 시상식이 이날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열렸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경남과학기술대가 주관한 올해 행사에는 총 60개팀이 출전,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발표심사를 거쳐 14개팀이 결선 발표심사에 올라왔다. 2등상(중소기업청장상)은 명지대 ‘에코보드’팀이 받았다. 김수현(23·정치외교4) 정초록(23·경영3) 최종호(26·국제통상4) 씨가 팀원이다. 3등상(한국경제신문사장상)을 받은 연세대 ‘탈환1기_ACCOLADE’ 팀은 조상필 씨(25·경제3)와 한윤정 씨(22·토목환경4)로 구성됐다.

이 심사위원장은 “고가의 하드웨어 없이 참신한 아이디어만으로 창업하는 게 최근 추세”라며 “깜짝 놀랄 정도로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3월 경남과학기술대 창업대학원장으로 일하며 중소기업청의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을 이 대학에 유치한 창업 전문가다. 명지대 팀은 환경 문제를 중요시하는 최근 트렌드를 살려 전기를 쓰지 않는 키보드를 고안했다. 압전기술(물리적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을 사용해 전기공급이 없어도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의 힘으로 전자 신호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연세대 팀은 거스름돈을 관리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 동전을 적립하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고안했다.

결선에 오른 14개 팀 32명 가운데 20명은 내년 3월29일~4월2일 서울과 진주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해 중국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참가자들과 실력을 겨룬다. 12명은 행사를 기획·진행하는 지원요원으로 참여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