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하이닉스 경영정상화 직접 챙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하이닉스를 전격 방문해 "하이닉스를 SK의 성장 축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SK텔레콤이 인수를 확정지음에 따라 조만간 그룹 일원이 될 하이닉스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불어 하이닉스 경영 정상화에 대한 그룹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날 최 회장은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경영협의회에 참석해 "지난 11월 인수 확정 이후 사업장 방문을 추진했지만 여러 상황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며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과 어려워진 반도체 시황등을 감안해 더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협의회에서 하이닉스 경영진으로부터 내년 사업계획을 듣고 "그룹 회장으로서 하이닉스를 반드시 성공시켜 새로운 성장축으로 발전시키겠다"면서 "하이닉스가 SK의 식구가 되는 것은 서로에게 큰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어 "SK그룹이 30년전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지만 2차 석유파동 등으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하이닉스가식구가 된 것은 SK의 반도체 사업에 대한 오랜 꿈을 실현하는 의미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하이닉스는 앞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 등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이 적기에 내려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최 회장에게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급변하고 있는 반도체 시장 환경에 맞게 제품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자 했지만 오너십 부재로 한계가 있었다"며 "강력한 오너십으로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려 하이닉스를 세계적인 IT기업으로 키워달라"고 건의했다.

최 회장은 사업계획과 관련해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교한 대응방안 수립 등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경영진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모바일ㆍ스마트 시대에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도 '원가경쟁력'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특화된 가치 제공'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사업 계획에 정보통신기술(ICT) 플레이어들과의 경쟁 및 협력에 대한 분석과 예측을 보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경영협의회에는 최 회장과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하이닉스 권오철 사장, 박성욱 부사장, 김민철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