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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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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연 IT모바일부 기자 yykang@hankyung.com
    [취재여록]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품위
    “한 국가의 국무위원이 민간기업들을 상대로 광고몰이를 하다니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지난 6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5대그룹 광고 담당 중역 및 광고대행사 대표 등을 모아놓고 광고집행 확대를 당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 대기업의 임원은 이렇게 장탄식을 금치 못했다. 최 위원장의 이런 행동은 이달 초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의 시청률이 완전히 바닥권을 기는 상황에서 사실상 종편에 대한 광고지원을 확대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굳이 이 시점에서 광고주들을 모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5대그룹 광고주들은 올 들어 광고물량을 줄이지도 않았다.

    이 모임에 참석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종편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종편에 대한 지원을 늘리라는 요구로 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최 위원장은 미디어 시장의 유효경쟁과 공정질서 확립에 앞장서야 할 본연의 공적 임무를 방기한 채 종편이라는 특정 장르의 미디어, 그것도 상업적 이해관계를 위해 노골적으로 ‘총대’를 멘 꼴이 됐다.

    이 모임이 문제가 되자 방통위가 서둘러 내놓은 해명자료도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다. “광고시장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1%까지 확대한다는 정책적 맥락을 갖고 한 얘기”라고 설명한 것. 하지만 정부가 광고시장 규모를 인위적인 정책목표로 설정하는 것도 비현실적이지만, 연말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는 방통위 위원장이 광고담당 임원들을 만난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지적이다.

    광고는 기업들이 브랜드 이미지 전략과 마케팅을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영역이다. 국외자가 개입할 성질이 아니다. 국내 최대 광고주인 삼성전자도 개별 사업부의 광고 제작 및 집행에는 본사가 관여하지 않는다.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이 민간기업들에 대한 명백한 월권행위요, 부당한 압력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최 위원장이 현재 0.5% 미만에 머물고 있는 종편 시청률이 안타까워 그랬다면 차라리 ‘대국민 담화’를 검토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힘없는 기업들을 압박할 것이 아니라 내수를 살리기 위해 종편 프로그램을 보다 많이 시청해달라는 담화 말이다. 더 잃을 품위도 없어보여서 하는 말이다.

    강영연 IT모바일부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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