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협의 없다면 자녀 양육비 소멸시효 없다"

자녀 양육비에 대해 한번도 부모끼리 협의하거나 가정법원 판결을 받은 적이 없었다면 언제든지 양육비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협의나 판결이 있었으면 소멸시효(10년)가 지난 후에는 청구가 불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소멸시효와 관계 없이 양육비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7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남매를 성년까지 혼자 키워온 박모씨가 자녀들의 친부 정모씨를 상대로 낸 양육비심판청구소송에서 최근 대법원은 박씨 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지급청구권이 성립되기 전에는 과거 양육비는 재산권이 아니라 소멸시효도 적용되지 않는다”며 “2006년 박씨의 소송 제기 시점을 기준으로 10년 전(1996년 전) 양육비 청구권이 사라졌다는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