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통합연대가 통합한 `통합진보당'(약칭 진보당)이 5일 지도부 출범과 함께 진보정당의 새 출발을 알렸다.

진보당은 민노당과 통합연대 등 진보세력의 이념적 색채와 참여당의 대중성이 결합해 새롭게 탄생한 진보정당으로, 통합된 개별 정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2000년 1월 창당된 민노당은 11년 11개월 만에, 지난해 1월 출범한 참여당은 2년도 안 돼 문을 각각 닫게 된 것이다.

민노당과 참여당 통합연대는 이날 국회에서 통합진보정당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어 당명과 당헌, 강령을 확정하고 지도부를 선출했다.

지도부는 각 통합 세력의 대표였던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 체제로 꾸려졌다.

이 공동대표는 수임기관 합동회의에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통합진보정당 건설로 답할 것"이라며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속설은 오늘 이후 정반대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는 "우리의 선택이 한국정치 혁신을 가져온 계기가 됐다는 평가 를 받도록 잘 해나가겠다"고 말했고, 심 공동대표는 "오늘의 통합은 그동안 진보정치의 성찰과 혁신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진보당 출범으로 2000년 1월 진보진영의 첫 제도권 정당인 민노당은 간판을 내리게 됐다.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와 진보세력의 성장 속에 출범한 민노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지역구 2석과 비례대표 8석 등 총 10석으로 일약 원내 3당으로 부상하는 기염을 통했다.

그러나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분열 끝에 당시 노회찬 심성정 의원 등 당의 간판들을 포함한 평등파(PD)가 대거 탈당하는 분당사태에 직면했고, 이어진 총선에서 지역구 2석과 비례대표 3석 등 총 5석으로 반 토막 나며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노당은 지난 1월부터 진보신당과의 진보통합을 추진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참여당과의 통합작업도 벌였다.

진보신당 내 독자파가 참여당과의 통합을 거부하면서 통합협상이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으나 통합파인 심상정 노회찬 전 의원과 조승수 의원 등이 탈당해 통합연대를 구성, 통합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제 관심은 새 진보당이 총선과 대선이 줄지어 있는 내년 정치 지형에서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다.

우선 지난달 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통합진보정당 지지율은 14.7%를 기록했다.

이는 민주당과 혁신과통합 등이 진행하는 통합정당의 지지율 29.0%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6ㆍ2 지방선거 결과로도 진보당의 지지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시도별 광역의원 정당별 득표율에서 민노당은 7.2%, 참여당은 6.2%를 각각 기록해 양당 득표율 합계는 13.5%에 달했다.

진보신당이 얻은 2.9%를 합칠 경우 16.4%에 이른다.

여기에다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와, 노회찬 전 의원 등 `스타급' 정치인들의 대중적 인기가 세몰이를 할 경우 의미있는 득표를 할 수 있다는 게 진보당 측의 주장이다.

현재 진보당은 총선에서 20석 이상을 확보,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진보당이 민주당 및 혁신과 통합 주축의 통합정당과 통합 내지 후보단일화 등을 통한 선거 연대를 진행할 경우 파괴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 통합정당과의 통합 가능성도 남아있는 만큼, 진보당의 행보는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윤희웅 KSOI 조사분석실장은 "기본적으로 비례대표에서 일정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스타급 플레이어도 있는 만큼 선거연대를 잘하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과반정당이 나타나지 않으면 정국 운영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존재감을 키울 여건을 마련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