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증시 사자성어 '용두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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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EFSF 발음 빗대…'이판사판' 꼽기도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7명의 응답자 중 3명(대우 미래에셋 NH투자)은 올해 증시를 ‘용의 머리, 뱀의 꼬리와 같다’고 표현했다. 코스피지수가 상반기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2228.96까지 상승하며 강한 모습을 보이다가 하반기 들어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급락한 것을 빗댄 말이다.
유럽의 위태로운 상황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도 많았다. ‘아슬아슬하고 불안하다’는 뜻에서 여리박빙(如履薄氷) 누란지위(累卵之危) 일촉즉발(一觸卽發) 등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은 사람도 있었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궁지에 몰린 유럽을 최근 쟁점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영문 발음에 빗대 이판사판(理判事判)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보람이 없다’는 뜻에서 한강투석(漢江投石),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 신을 신고 발을 긁는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격화소양(隔靴搔痒)이란 말도 나왔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낙관적인 기대를 담아낸 표현도 있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유럽 재정위기라는 웅덩이를 채운 뒤 나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영과후진(盈科後進)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이 밖에 거주양난(去住兩難) 오리무중(五里霧中) 신물경속(愼勿輕速) 등 불확실한 미래를 전망해야 하는 리서치센터장들의 고민이 담긴 사자성어가 나왔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