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트위터 들여다봤더니…"해주세요" 민원 폭주
박원순 서울시장의 트위터(@wonsoonpark)가 시민들의 '신문고'가 됐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취임한 10월27일부터 27일 현재까지 한 달간 시민들이 트위터에 남긴 글은 모두 2만4530건으로, 이 가운데 1422건이 정책을 제안하거나 민원 관련 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민원 글들은 보편적 복지 확대, 한미 FTA, 한진중공업 사태 등 정치적 문제에서부터 취업지원이나 출퇴근시간 지하철 증차, 예방접종지원 등 세세한 시정 내용까지 다양하다.

'@pabal****' 등 누리꾼 수십 명은 '박 시장이 공식적으로 한미 FTA를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해줄 수는 없느냐'고 요구하는가 하면 '@kid****'처럼 '사당역에서 동작역 사이에 3G 와이파이(Wifi) 사각지대가 느껴진다'는 등 실생활 관련 민원제기는 수백 건이나 됐다.

온라인 취임식 등 시민들과 새로운 스킨십을 시도하고 있는 박 시장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누리꾼도 있다. '@echo****'는 "관용차량을 어찌할지 고민이시라던데 시민들의 웨딩차로 쓰면 어떨까요"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평일 오후 늦게나 주말을 이용해 일일이 댓글을 달고 있다. 주로 "함께 검토해보겠습니다" 정도의 댓글이 많지만 때로는 실제로 민원이 해결되거나 정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중랑구 지역아동센터 급식 예산이 끊겼다"는 트윗에 박 시장이 "이 트윗 보시는 서울시 공무원 바로 확인해보시길"이라는 멘션을 남기자 담당 공무원도 "전화번호를 알려주시면 바로 설명드리겠다"며 신속히 대응했다.

박 시장이 직접 트위터로 간접지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 박 시장이 지난 23일 출근길에 트위터로 "방배동 불교TV 앞 정류장의 보도블록공사가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물이 고였다"고 남기자 해당 구청 직원들이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이렇게 박 시장의 트위터가 점차 시민들의 '신문고'로서 기능하기 시작하자, 서울시는 시정제안이나 민원 관련 트윗이 올라올 때마다 주제별로 분류해 해당부서에 전달하는 등 신속히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출퇴근길에 무조건 시장 트위터부터 확인한다"며 "민원에 어떤 대답을 했을지 확인하느라 각 부서가 정신이 없을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한경닷컴 김민주 기자 minju16@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