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청사'로 논란을 빚은 경기도 성남시 청사가 초겨울 날씨에 꽁꽁 얼어붙으며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건물 외벽을 유리로 덮은 화려한 외양과 달리 에너지 효율은 낙제점이어서 여름철 '찜통청사'라는 오명을 얻은 데 이어 이번에는 '냉동청사'로 변한 것이다.

올가을 최저 기온을 기록한 21일 성남시청 직원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햇볕이 들어오는 남쪽 사무실 직원들은 복사열로 실내기온이 영상 31도로 치솟은 반면 북쪽은 17도 수준에 머물러 한겨울 같은 추위 속에 하루를 보냈다.

이런 현상은 2009년 11월 입주 이후 계절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시청사는 땅값을 포함해 3222억원을 들여 지하 2층,지상 9층(연면적 7만5611㎡)으로 건립됐다. 최신 건물이지만 외벽을 유리로 덮은 '올 글라스 커튼 월' 구조로 '에너지 먹는 하마'가 됐다. 유리 외벽은 겨울철에 열 손실이 크고 여름철에는 복사열로 유리온실 효과를 일으킨다.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의 신축청사 에너지 효율 등급 조사에서 등외 판정이 나온 이후 여러 방안을 연구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성남시는 우선 연말까지 1억8000만원을 들여 북향 유리벽 내부 760㎡에 단열 패널을 부착하는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9월 청사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을 물어 설계 · 시공 · 감리 11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성남=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