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해외서 번 돈 '열도 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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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로 보내는 배당금 사상 최대…재무건전성 높여 신흥국 투자
일본 기업의 해외 자회사들이 본사로 보내는 배당금을 크게 늘리고 있다.
자회사 운영에 필요한 최소 자금을 빼고는 모두 본사 계좌로 송금하는 추세다. 엔화가치 상승으로 달러나 유로화로 표시된 해외자산 가치가 줄어들 우려를 덜고,신흥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전략이다.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에 붙던 세금이 대폭 줄어든 것도 본사 유입 자금이 늘어나게 된 요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재무성의 국제수지통계를 인용,"올 1~9월 중 일본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규모가 2조7300억엔(40조원)으로 집계됐다"며 "연간 규모로는 3조6000억엔을 웃돌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21일 보도했다. 본사 배당금이 해외 자회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6%로 높아졌다. 벌어들인 돈의 20%가량만 남기고 모두 본사로 송금한 셈이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에는 본사 배당 비중이 50% 정도에 그쳤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수익이 자국 내로 환류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엔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해외자산 평가액의 감소다. 달러당 76엔 언저리까지 오른 엔고로 일본 기업들의 해외자산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이런 엔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달러와 유로화 자산을 서둘러 엔화로 바꾸려는 일본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회로기판용 잉크를 생산하는 타이요홀딩스는 외화자산 감소를 막기 위해 올해 배당금을 작년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40억엔으로 늘렸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난 것도 배당금 증가의 이유다. 아시아 등 신흥국에 투자하기 위한 본사의 자금 수요가 커진 것이다. 일본 화장품회사 '가오(花王)'는 해외 자회사들이 벌어들인 돈을 모아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약회사인 아스테라스도 배당금을 기반으로 해외 연구 · 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본사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배당금은 필요하다. 엔고로 인한 수출부진과 장기화한 내수침체로 본사의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금에 붙는 세금도 줄었다. 일본 정부는 2009년부터 일본 기업의 자회사가 본사로 보내는 배당금의 95%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세제우대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자회사 운영에 필요한 최소 자금을 빼고는 모두 본사 계좌로 송금하는 추세다. 엔화가치 상승으로 달러나 유로화로 표시된 해외자산 가치가 줄어들 우려를 덜고,신흥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전략이다.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에 붙던 세금이 대폭 줄어든 것도 본사 유입 자금이 늘어나게 된 요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재무성의 국제수지통계를 인용,"올 1~9월 중 일본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규모가 2조7300억엔(40조원)으로 집계됐다"며 "연간 규모로는 3조6000억엔을 웃돌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21일 보도했다. 본사 배당금이 해외 자회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6%로 높아졌다. 벌어들인 돈의 20%가량만 남기고 모두 본사로 송금한 셈이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에는 본사 배당 비중이 50% 정도에 그쳤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수익이 자국 내로 환류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엔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해외자산 평가액의 감소다. 달러당 76엔 언저리까지 오른 엔고로 일본 기업들의 해외자산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이런 엔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달러와 유로화 자산을 서둘러 엔화로 바꾸려는 일본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회로기판용 잉크를 생산하는 타이요홀딩스는 외화자산 감소를 막기 위해 올해 배당금을 작년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40억엔으로 늘렸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난 것도 배당금 증가의 이유다. 아시아 등 신흥국에 투자하기 위한 본사의 자금 수요가 커진 것이다. 일본 화장품회사 '가오(花王)'는 해외 자회사들이 벌어들인 돈을 모아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약회사인 아스테라스도 배당금을 기반으로 해외 연구 · 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본사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배당금은 필요하다. 엔고로 인한 수출부진과 장기화한 내수침체로 본사의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금에 붙는 세금도 줄었다. 일본 정부는 2009년부터 일본 기업의 자회사가 본사로 보내는 배당금의 95%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세제우대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