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대학을 졸업한 홀리스 로마넬리(22)는 졸업식 직후 미국 코네티컷주 브랜퍼드 카운티의 부모님 집으로 돌아왔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미국 대학생들은 졸업 후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로마넬리와 그의 친구들은 대부분 독립을 포기했다. 분가할 능력이 없어서다. 부모님 집에 머무르며 로마넬리는 임차료를 포함해 많은 돈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자와 가구업체 등은 그만큼 돈 벌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

고용시장 악화로 로마넬리 같이 부모의 집으로 돌아오는 '부메랑 차일드(boomerang child)'가 늘면서 미국의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이 분가할 때 지출하는 임차료,부동산 중개수수료,가구 구입비,케이블TV 가입비 등 소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대졸자들의 분가,이혼,이민자 전입 등으로 한 가구가 생길 때마다 발생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14만5000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청년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신규로 가구가 생겨나는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30만가구가 새로 탄생했지만 지난해에는 95만가구가 생기는 데 그쳤다. 25~34세 사이 젊은이 중 부모와 함께 사는 사람의 비율은 2007년 11.8%에서 지난달 말 14.2%로 늘어났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