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속에서도 전기전자(IT), 운수장비 업종은 연기금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IT와 운수장비 업종이 미국 연말 소비 시즌, 중국 춘절 효과, 환율 수혜 등으로 실적 모멘텀이 살아있고 외국인, 연기금 등이 매수에 나서고 있어 수급이 양호한 만큼 지수가 흔들릴 때 마다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18일 오전 11시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8.78포인트(2.07%) 내린 1837.89를 기록 중이다.

지난밤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상승하자 유럽 국채 위기가 재부각되면서 코스피지수는 2%대 급락세로 출발했다. 프랑스의 5년만기 국채 낙찰금리는 2.82%로 지난달 대비 0.51%포인트 올랐고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 발행 금리는 1.542% 오른 6.975%를 기록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461억원, 1242억원씩 순매도하며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

그러나 전기전자, 운수장비 업종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날 전기전자를 64억원, 운수장비는 30억원을 사모으고 있다. 연기금은 특히 전기전자를 6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이후 국내증시는 대부분 기관, 그중에서도 연기금의 힘으로 상승했다"며 "연기금 매수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와 자동차 관련 종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달 들어 연기금이 매수한 종목도 전달과 다르지 않다"며 "매수 금액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이 가장 많이 사모은 종목은 삼성전자, 기아차, 한국타이어, 현대제철, 포스코, 현대차, 현대백화점, LG화학, 현대위아, 삼성전자우 순"이라고 설명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업종이 실적 모멘텀 등을 배경으로 연기금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경험적으로 연말에 시장 대비 강세를 보인 업종 중 최근 6개월간 12개월 미래 주당순이익(EPS) 증가률이 양호한 것은 IT, 경기소비재(자동차), 소재"라고 꼽았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IT업종은 지난 6월 기준 향후 1년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7.7%였던데 비해 이달(16일 기준)에는 17.3%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경기소비재는 22.0%에서 16.6%로 다소 줄었으나 같은 기간 시장 전체 평균이 17.6%에서 12.6%로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는 "연말 소비시즌과 춘철 효과 기대감으로 국제 증시는 11월과 12월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며 "연말 랠리를 기대한다면 IT, 경기소비재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