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의 매수세에 코스피지수가 3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60포인트(1.11%) 오른 1876.67로 장을 마쳤다.

지난밤 미국 뉴욕 증시는 유럽 위기가 미국 은행권에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1% 이상 빠졌다. 국제신용사인 피치는 "유럽 재정위기가 적절한 기간 내에 해소되지 않으면 미국 은행들의 신용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는 소폭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반락, 등락을 거듭하며 보합권을 맴돌았다. 그러나 장 후반 기관이 급격히 순매도 규모를 줄이면서 지수는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다.

장중 한 때 1700억원대 순매도세를 보이던 기관은 이날 11억원 매도 우위로 장을 마쳤다. 오후 들어 연기금이 매수 규모를 키워 기관의 매도세가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기금은 이날 719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도 2649억원을 순매수해 증시 상승을 도왔다.

반면 외국인은 3446억원, 프로그램은 1933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988억원, 비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945억원이 빠져나갔다.

은행, 유통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섬유의복, 종이목재, 건설업, 기계는 2%대 상승했고 서비스업, 화학, 의약품, 통신업, 철강금속, 제조업, 전기전자, 음식료업 등도 1% 이상 올랐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상승했다. 시총 30위권 내에서는 현대모비스, 신한지주, 삼성화재, KT&G, 롯데쇼핑 5종목을 제외하고 일제히 뛰었다. 삼성전자는 0.51%, 현대차는 0.22%, 포스코는 1.82% 올랐다.

롯데쇼핑은 전날 장후에 발표한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밑돌아 3.18% 하락했다. 롯데쇼핑은 이날 장중 34만65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하이닉스는 미국의 반도체업체 램버스와의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에 3.80% 뛰었다. 하이닉스 측은 이번 승소로 최대 120억달러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하는 부담을 덜게 됐다고 밝혔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저가매수세와 연기금의 자금 동원에 증시가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국채 문제에 대한 극단적인 위기감은 줄었지만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려,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 등 상충되는 뉴스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장중 변동성을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9개를 비롯 591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4개 등 246개 종목은 떨어졌고 62개 종목은 보합세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