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당일 고사장이었던 대구의 한 고등학교가 입시학원에 외국어 영역 듣기평가 음원을 건넨 사실이 확인돼 수능시험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16일 대구시교육청과 지역 입시학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4시40분께 B입시학원이 고2 원생 500여명에게 실전 연습용으로 올해 수능 3교시 외국어 영역 시험 문제지와 듣기평가 음원을 공개했다.

올해 수능에서 컴퓨터 파일로 된 자료(듣기평가 음원을 포함한 문제지와 답안지)는 시각장애인 등 특수관리대상 응시생의 시험이 끝난 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도 B입시학원은 특수관리대상 응시생의 3교시 시험 종료를 20~30분이나 앞둔 시점에서 듣기평가 음원을 입수해 원생에게 공개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수능 당일 오후 4시35분께 A고등학교의 한 교사가 B입시학원에 듣기 평가 음원이 담긴 CD를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시교육청은 이 CD가 각 고사장에 2개씩 배부되는 원본 CD 중 하나로 외부에 공개돼서는 안 되는 자료인데도 교사를 통해 입시학원으로 넘어간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사장이 입시학원에 듣기평가 문제 음원을 건네준 것은 불법"이라며 "자세한 경위가 파악되면 해당 학교와 학원에 징계 및 행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