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24일 단독처리" 목소리 커져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권이 제시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제시했음에도 야당이 거부한 만큼 다른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당내에서도 강행 처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당내 중진의원과 구주류인 친이(친 이명박)계 의원들이 강경 입장을 밝히고 있다. 친이계 소장파 모임인 '민생토론방' 소속 의원들은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한나라당 단독으로라도 24일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장제원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23일까지 협상을 계속해야 하겠지만 만약 그때까지 결론이 나지 않으면 24일 다수결로 처리해야 한다"며 "이 안을 당론으로 만들자고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진인 이윤성 의원은 "(민주당 일각에서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폐기를 약속해야지 비준안을 통과시켜주겠다고 하는데 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민주당은 대승적인 합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준표 대표(사진)와 재선 의원들의 회동에서도 비준안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비준안 강행처리에 부정적이던 한나라당 내 협상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민주당이 끝까지 비준안 처리를 거부할 경우 단독처리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홍정욱 의원은 "이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제안했는데도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국회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겠다는 것"이라며 "이제 단독처리가 유력한데,그때가 되면 협상파 의원들이 각자 양심에 따라 행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도부 역시 24일 단독처리를 염두에 두고 일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17일 당론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