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필리핀 상공부 차관과 경제특구청장 등으로 구성된 경제 사절단이 부산 S&T대우 사옥을 방문,김택권 사장(사진)을 만났다. 필리핀에 자동차 부품 및 방위산업 공장을 지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김 사장은 16일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필리핀 투자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S&T대우의 강점을 꼽는다면.

"최대 강점은 튼튼한 재무구조다. 실질적 은행 채무가 '제로'다. 뿌리 튼튼한 나무가 요즘처럼 바람 잘 날 없는 때엔 잘 견디는 법이다. 이 바탕 위에서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모터사업만 해도 신기술로 만든 제품의 매출 비중이 64%에 달한다. 섀시,전장,방위사업도 마찬가지다. 사업의 포트폴리오가 고부가가치군의 신사업으로 대폭 전환했다는 의미다. "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

"매출은 48.5% 증가한 2440억원,영업이익은 143.5% 늘어난 292억원을 냈다. 사실 추석 연휴로 근무 일수도 줄고,완성차 업체들이 부품 단가를 인하하라고 압박하는 통에 불안한 상황이었다. 해법은 내부 혁신뿐이었다. 원가 절감을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낭비와 결점을 개선했다. 특히 올해 무분규 임금협상을 이뤄낸 것은 큰 변화다. "

▼과거 고객 편중이 약점으로 꼽혔는데.

"GM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현대 · 기아차(올해 13% 예상)를 비롯해 일본 도요타,다이하쓰 등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2006년만 해도 GM 의존도가 총 매출의 70%를 웃돌았다. 2008년 리먼 사태 때 매출이 갑자기 반토막 났던 것도 이런 구조 때문이었다. 올해 GM 비중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렸다. 의존도는 낮아졌지만 GM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2006년 3660억원에서 올해 4100억원 수준으로 늘 전망이다. "

▼해외 공장 현황은.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고 있다. 예컨대 상하이 GM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쿤산 법인은 2009년 가동 이후 매년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S&T대우의 해외 공장은 멕시코,폴란드,인도,중국 등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 경제가 불안한 만큼 해외 투자를 무조건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고 동굴 속에 갇혀 있을 수만은 없다. 필리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동남아 시장은 자동차,모터사이클 등의 성장세가 크다. "

▼방위산업의 수출 전망은.

"S&T대우는 1973년 설립된 국방부 조병창이 전신이다. 1982년 민영화된 이후 현재까지 국내 유일의 소구경화기 전문 생산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미래형 첨단화기인 K-11복합형소총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출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방산 매출 규모는 해외 수출을 포함,6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K-11복합형소총 양산은 지난달 군 야전운용시험에서 발생한 사고로 늦어지고 있다. 군과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조사단의 정밀조사가 끝나는 즉시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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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