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LTE 전국 서비스' 8개월 앞당긴다
SK텔레콤이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의 전국망 구축을 당초 예정보다 8개월 이상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상대적으로 구축 속도가 빠른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과의 LTE시장 선점 경쟁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15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초 2013년 초로 예정했던 LTE 전국망 구축을 8개월 앞당기겠다고 선언했다. 권혁상 네트워크 부문장은 "내년 4월까지 전국 84개 주요 도시에 LTE 네트워크를 조기 구축해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말에는 읍 · 면 단위에서도 LTE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당초 84개 주요 도시로 LTE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시점을 2013년 초로 계획했다.

◆LG유플러스 견제 나서

SK텔레콤은 LTE 서비스 확대를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 "4세대(4G) 통신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동현 마케팅 부문장(사진)은 "최근 신규 가입자 가운데 35% 정도가 LTE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다"며 "현재 26만명 수준인 LTE 가입자는 연말이 되면 70만명 선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예상했던 50만명 수준을 훨씬 상회한다는 얘기다. 장 부문장은 "기존 3G 이동통신보다 빠른 LTE 서비스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나가면서 가입자들의 유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이 내년에 네트워크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2조~2조3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LTE망 조기 구축으로 1분기에 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자금을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대규모 조기 투자에 나선 것은 LTE 시장에서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쟁 업체인 LG유플러스가 지금까지 확보한 LTE 가입자는 16만명으로 SK텔레콤의 62%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LTE 올인'을 선언하며 올해 말 82개 주요 도시에서 LTE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줄곧 LG유플러스 대비 2배 이상 가입자를 확보해온 SK텔레콤으로선 격차가 좁혀지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드라마 영화 싸게 즐기세요"

권 부문장은 또 기자간담회 내내 SK텔레콤의 LTE 서비스 품질이 더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실내에서 데이터 접속 성공률은 SK텔레콤이 98%인데 LG유플러스는 89%에 불과하다"며 "지하에서는 96% 대 62%로 차이가 더 벌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설치돼 있는 실내용 소형 중계기 100만대를 모두 LTE 겸용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건물 내 서비스 품질에서 경쟁 업체가 따라오려면 몇 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취약점으로 지목되는 건물 내 통화 품질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동영상,네트워크 게임,클라우드 서비스 등 LTE 가입자의 이용 방식에 특화된 맞춤형 요금제를 내년 1분기 중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LTE 서비스 요금제는 3G 요금제와 마찬가지로 일정액마다 정해진 용량의 통화,문자메시지,무선데이터서비스를 각각 쓸 수 있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신설하는 요금제에서는 동영상 소비가 많은 이용자의 경우 약간의 돈을 더 내면 드라마나 영화 등의 무선데이터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인찬 마케팅전략본부장은 "LTE 가입자들이 사용하는 무선데이터통신의 75%가 멀티미디어 콘텐츠"라며 "이용자 특성에 따라 주로 즐기는 콘텐츠도 차이가 난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 이용량이 많은 헤비 유저들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