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도 진보도 '러브콜'…안철수의 선택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사진)가 보수 진보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내년 총선 · 대선을 앞두고 통합을 부르짖는 야권뿐만 아니라 보수 쪽에서도 안 교수를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 교수 주도의 제3의 신당설도 돌고 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교수를 한나라당이 영입해서 같이 일할 수 있으면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신당을 주창하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도 최근 "안 교수도 함께할 수 있다"며 문을 열어 놓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혁신과통합 상임대표,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통합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야권도 안 교수의 참여를 촉구했다.

그렇지만 안 교수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어느 쪽도 선뜻 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 교수는 탈 이념을 주창해왔다.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난달 24일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게 건넨 편지에서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아닌 누가 화합을 이끌어 내느냐를 묻는 선거"라고 한 게 단적인 예다. 때문에 이념적 색채가 있는 통합신당 측에 쉽사리 다가갈 수 없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탈이념의 안 교수는 기성 정치권과는 차별된다. 야권통합신당도 이념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점에서 기성 정당과 다를 게 없기 때문에 안 교수가 합류할 가능성은 적다"며 제3세력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점쳤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안 교수는 전문가로서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아왔지만 민주화 운동 경험은 없다. 야권의 누구와도 함께 활동한 적이 없다"고 거리감을 뒀다.

그렇다고 통합신당 측과 선을 그은 상황에서 신당 창당은 정치적 모험이다. 정치세력이 뒷받침하지 않은 신당 창당 성공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