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실질 예금금리가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정기 예 · 적금 등 은행의 신규 순수저축성예금 수신금리는 평균 연 3.75%였다. 그러나 여기서 이자소득세(세율 15.4%)와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 예금금리는 연 -1.63%로,199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였다.

은행의 실질 예금금리는 작년 1분기 0.35%에서 그해 2분기 -0.13%로 돌아선 이후 1년6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에 돈을 맡겨봐야 오히려 손해라는 의미다.

이는 최근 은행 예금금리가 연 3~4%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를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도 은행의 순수저축성예금 수신금리는 1분기 연 3.58%,2분기 연 3.69%,3분기 연 3.75% 등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5%,4.2%,4.8%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내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5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만큼 예금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려워 당분간 마이너스 금리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마이너스 금리가 장기화하면 이자로 생활하는 노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