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원자재를 다시 보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기능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면서 결국 유럽중앙은행(ECB)이 3년 전 미국 중앙은행(Fed)처럼 돈을 무한정 찍어 부실 금융기관들에 공급,사태를 해결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도 3차 양적완화를 통해 모기지 금리를 내리며 소비자를 도우려 한다. 결국 미국과 유럽 모두 돈 풀기 경쟁을 벌이면서 2012년에는 주요 통화의 가치에 대한 의심이 제기될 것이다. 그 결과 유동성이 원자재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한편 태국에서의 홍수처럼 기상이변은 계속되고 있다. 2005년부터 중세 온난기로 다시 진입한 것 같다. 비오는 패턴도 바뀌었다. 이렇듯 통화가치 하락과 기상이변으로 인해 원자재와 곡물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이 경우 먼저 주목할 자산은 금이다. 경기에 덜 민감하고,통화가치 하락에 직접적 수혜를 받는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이 최대의 매수주체인데 그동안 충분히 매집하지 못했다. 또한 3~4년 내 금 생산량은 산업소비량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곡물과 비료다. 특히 기후불순으로 인해 비료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석탄 부족으로 석탄비료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 석유도 선진국 수요가 감소하겠지만 달러가치가 하락할수록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를 올려 보상받으려 할 것이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OPEC이 증산보다는 감산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OPCE은 미국의 힘이 약해질수록 더욱 이기적으로 변해갈 것이다. 지금의 경제 구조는 이렇게 높은 원자재 가격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성장을 저해할 것이다. 그러나 각국 정책 담당자들이 인기를 위해 성장을 단념하지 않는 한 원자재 가격은 고공행진할 것이다.

김학주 < 우리자산운용 알파운용본부장 >